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 초반 여론 추이는 2강 3중 1약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주MBC는 지난 22일 여론조사기관 (주)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성희 후보(진보당)가 25.9%로 선두를 달렸고, 임정엽 후보(무소속)는 21.3%로 오차범위 내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김호서 후보(무소속)는 15.2%, 김경민 후보(국민의힘) 10.1%, 안해욱 후보(무소속) 8.8%로 3중 구도를 보였고, 김광종 후보(무소속)는 1.1%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노동·시민사회·농민단체 등의 지지선언과 함께 전북녹색당과 연대, 진보당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강성희 후보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파란을 일으켰다. 원내 소속 국회의원이 없는 원외정당인 진보당 입장에서 강성희 후보의 선전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 결정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절대적인 지역구 선거정국에서 빠진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층들이 진보당 후보를 밀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주을 지역구는 국민의힘 소속인 정운천 의원이 지역구 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전주지역에서도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곳이다. 통합진보당의 후신으로 알려진 진보당 후보를 선거 막판까지 유권자들이 선택할지는 미지수로, 찻잔 속 미풍으로 그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뉴스1 전북취재본부가 지난달 24~25일 양일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임정엽 후보는 강성희 후보의 바람에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전주을 지역구 효자동과 삼천동 지역에서 최연소 도의원에 당선된 바 있는 임정엽 후보는 전북도지사 비서실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42~43대 완주군수 등 화려한 정치이력을 자랑한다. 또한 전주시장과 국회의원, 전북도지사 등 많은 선거를 치르면서 얻은 경험과 인지도, 조직력 등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힌다.
임정엽 후보의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번 전주을 재선거에 민주당의 무공천으로 양경숙, 이정헌, 최형재, 이덕춘 등 후보군들은 내년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준비 중이다. 이들이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심 임정엽 후보의 낙마를 고대한다는 말이 나온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전주시장 공천권을 놓고 경쟁을 벌인 후보군들도 임정엽 후보를 견제한다는 말이 나온다. 자신들과도 일정부분 친분이 있던 임정엽 후보가 현 전주시장을 밀어, 결과적으로 당선되는 데 일익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고향이 경상도로, 전주을 지역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무소속 안해욱 후보가 8.8%의 지지율을 기록한 점도 이채롭다. 안해욱 전 전국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최근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굴종외교 논란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등이 맞물리며 인지도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주을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민주당이 무공천을 하고, 정운천 의원까지 불출마하며 관심이 떨어졌던 전주을 재선거가 다시 불붙는 모양새”라며 “조직적이고 일사분란한 진보당의 행보가 어느 정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출마한 임정엽·김호서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강성희 후보의 약진에 두 후보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전주MBC 여론조사는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주시을’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은 2.6%, 자동응답 전화조사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