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에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비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우리금융의 전체 실적이 타 금융지주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9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규모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익 증대가 실적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의 국내 금융지주 순위는 5위로 밀려났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1조10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농협금융은 94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우리금융에 앞섰다.
우리금융이 5위로 밀려난 배경에는 비은행 부문에서 비이자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실적의 90% 이상을 우리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결국 전년동기 대비 모두 비이자 수익이 증가한 경쟁사와는 달리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증권·보험사 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증권·보험을 인수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금융이 증권사 M&A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증권사들은 △유안타증권 △SK증권 △이베스트증권 △교보증권 등 중형급 증권사들이 있다. 다만 해당 증권사들 대부분은 M&A에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증권사 인수에 난항이 찾아오면서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사, 보험사나 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권역 간 합병 허용설이 나오면서 저축은행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에서는 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현재 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또한 저축은행 권역별 합병을 허용한다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금융의 M&A 1순위는 여전히 증권사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 다음 M&A 대상으로 꼽히는 보험사들의 경우 많은 매물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보험사는 ABL생명과 KDB생명, MG손해보험이 있으며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등이 잠재적인 매물로 떠올랐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