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을 밑돌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71p(0.14%) 상승한 3만4395.1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7.88p(0.85%) 오른 4510.04, 나스닥지수는 219.61p(1.58%) 뛴 1만4138.5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가 45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4월5일 이후 15개월 만이다. 나스닥 지수도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CPI에 이어 P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상승장을 주도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도매물가 격인 6월 PPI는 전년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 2020년 8월 이후 최소폭이다. 시장 전망치(0.4%)를 하회하는 것은 물론 전월(0.9%)보다 크게 내려간 것이다. 전월 대비 PPI도 0.1% 상승해 시장 예상(0.2%)을 하회했다.
PPI는 전날 CPI가 전년 대비 3.0% 상승해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는 데 이어 나왔다. CPI에 이어 PPI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긴축 압박이 줄었다. 연준이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한 차례 0.25%p 인상한 후 올해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앞서 연준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올해 7월과 9월, 11월, 12월 모두 4차례 남은 가운데 연준이 연내 두 차례 기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7월 금리인상 이후 9월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7월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92.4% 반영하고 있다. 이후 9월 동결 전망은 82.2%로 나타냈다. 9월에 0.25%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11.1%다.
다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뜨거웠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3만7000명으로 전주보다 1만2000명 감소했다.
종목별로 보면 기술, 통신 관련주 등 금리에 민감한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AI 기반 신약개발에 리커젼과 함께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소식 이후 4.73% 상승했다. 애플(0.41%) 테슬라(2.17%) AMD(1.17%) 마이크로소프트(1.62%), 아마존(2.68%) 등 주요 기술주는 상승했다.
실적도 공개됐다. 펩시코는 호실적에 힘입어 2.38% 뛰었다. 델타항공은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의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0.50%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7월 금리 인상 후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점을 들어 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BMO웰스매니지먼트의 마융유 수석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은 연준이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선 이후 올해 남은 기간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델 포트폴리오 구축 책임자는 CNBC를 통해 “PPI는 전날 CPI에서 나타난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해 줬다”며 "그러나 예상보다 낮은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견고한 노동시장을 상기시킨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이달) 무대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즉 연준은 몇 주 내 금리를 인상하는 경로에 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실적 시즌이 시작하면서 기업의 대차대조표로 관심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