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며 순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본래 인가 취지가 중·저신용대출 공급이라는 점을 고려해 주담대 중심 영업이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분기 당기순이익이 8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1238억원) 대비 48.5% 증가한 1838억원,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2분기 1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213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전분기(104억원) 대비 41.4% 증가했다. 2021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 흑자다. 상반기 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동기(457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케이뱅크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성장에도 충당금을 대폭 늘려 순익 성장세가 제한됐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0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721억원) 대비 21.8% 늘었으며 비이자이익의 경우 155억원으로 전년동기(41억원) 대비 3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분기 최대인 603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순이익 규모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실적공시를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7월 최초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 후 22개월 만이다. 케이뱅크가 흑자 전환까지 40개월, 카카오뱅크가 20개월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인터넷은행들의 연이은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주담대’의 영향이 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낮은 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면서 올해 상반기 두 인터넷은행에서만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이 5조4360억원(34.9%) 늘었다.
여기에 전체 여신 중 주담대 비율은 카카오뱅크가 51.1%, 케이뱅크가 29.2%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47.7%, 21.3%)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토스뱅크도 올 하반기 전·월세자금대출을 출시하면서 흑자 규모를 빠르게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의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이 인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이 그간 호실적에 도움을 줬던 주담대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주담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경쟁 촉발이라는 부문에선 긍정적이나 DSR 원칙과 소득이 잘 지켜졌는지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스트레스테스트를 돌렸을 때 소득에서 과도하게 범위가 넘어가는 지점이 있음에도 고려 안 하고 평가가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비율 규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에 적용되는 의무비율과 함께 개선방안도 살피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 영업을 늘리는 과정에서 대출자의 소득 심사 등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 판매는 상품 다변화를 통한 수익 개선의 일환”이라며 “본연의 업무인 중·저신용대출 공급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