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상반기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장기적 전망 자체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이 IBK기업은행에 따라잡힌 만큼 우리금융이 주가 부양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12.67%(2233억원) 감소한 1조5386억원을 시현했다. 2분기 순이익은 62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6% 감소한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상반기 순이익이 두자릿 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금융이 진행한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완전자회사화’ 영향으로 보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이익 감소와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 자회사화에 따른 주식 수 증가로 주당배당금(DPS) 감소를 향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회사는 연간 30% 수준의 총 주주환원율을 유지하며 주당배당금 역시 지난해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우리금융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2개사에 대해 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율 100%인 완전 자회사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발행하는 우리금융 신주가 이날 상장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 수가 증가하지만 지분율 상승으로 증가하는 연결순이익과 자본 비율 상승 등의 긍정적 효과도 있다”며 “자산 증가 등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충당금 비용이 안정화되면 지난해 다소 증가한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목표 주가 1만6000원,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반면 최근 우리금융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연초 상승세를 그리던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3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별다른 상승 모멘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8월 들어 IBK기업은행이 우리금융 시가총액을 앞지르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이 컨센선스를 하회한 것은 선제 충당금 적립 2630억원과 부동산 펀드 관련 손실 약 540억원 등에 기인했다”며 “이를 상쇄할 만한 이익 서프라이즈가 나타나지 않아 어닝 쇼크가 발생한 만큼 주주환원 규모는 기대했던 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꼬집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