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국가 리비아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5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는 1만명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CNN 등 외신에 따르면 리비아 내무부는 이날 동북부 데르나 지역에서만 사망자가 53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앞서 데르나 지역 당국은 사망자 수를 2300명으로 집계했는데 내무부 관측은 이보다 두 배 넘는 수준이다. 폭풍우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인 데르나시는 12만5000명이 거주하는 리비아 동부 주요 도시다.

타메르 라마단 국제적십자사연맹 리비아 대표단은 실종자 수가 현재까지 1만명에 달한다면서 “사망자 수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폭풍 다니엘이 리비아를 덮쳤다. 이 폭우에 리비아 북동부 지역 도시들이 쓸려 내려갔다. 특히 데르나시는 폭우로 댐 두 곳이 붕괴해 피해가 컸다.

전례 없는 재앙에 구조 활동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조당국 대변인은 CNN을 통해 계곡에 있는 집과 차량이 진흙과 잔해물 덩어리에 휩쓸려 갔다면서 “도시 통신선이 끊겨 구조 활동이 어려우며, 파괴가 심각해 작업자들이 데르나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비아국방군(LNA) 대변인 아흐메드 미스마리는 “우리는 이러한 규모의 파괴에 대비하지 못했다”며 급류, 바다, 건축물 등에서 시신을 수습할 수 있는 전문 수색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만 명의 군인이 구조 활동에 배치됐지만 홍수 피해 지역 상당수는 여전히 응급 구조대원이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리처드 놀랜드 주리비아 미국 대사는 X(옛 트위터)에 “미국이 리비아의 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곧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유엔, 리비아 당국과 협력해 지원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