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의 지속가능한 생태와 평화를 위한 비전을 논의하는 ‘DMZ 오픈 에코피스 포럼’이 열린 가운데 4~50명의 전문가와 일반인이 모여 ‘비저닝 워크숍’을 진행했다. 비저닝 워크숍은 DMZ의 생태와 보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래가치 창출 등의 관련 연구 활동이나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다.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DMZ 오픈 페스티벌’에서 중요한 학술대회인 에코피스 포럼이 열렸다. 올해 포럼에서 첫선을 보인 비저닝 워크숍에는 이날부터 22까지 DMZ 생태와 보존, 환경 등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이 모여 DMZ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생태·문화의 새로운 비전을 주제로 토론한다.
이날 사회자는 “DMZ는 자연의 가치를 품고 있는 곳이지만, 주민들이 살고 있는 사회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또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은 의미가 있다”며 “이런 DMZ의 가치와 상징성, 한국에 주는 의미 등을 우리가 새롭게 창조하는 작업을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온 개리피터슨 스톡홀름대학교 교수는 “학계에서 이뤄지는 과학적 연구만이 아닌 지역민들의 지식, 여러 가지 자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해 프레임워크에 미래를 그리는데 반영하려고 한다”며 “자연의 가치가 현재보다 미래에 더 증진되는 것, 가치를 향상하는 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이 창조할 미래의 다양한 버전을 스토리북으로 담을 계획”이라며 “DMZ가 한반도에서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태적,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이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계획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부로 구성된 비저닝 워크숍 중 이날 1~2부가 진행됐다. 1부에선 자연을 크게 ‘자연을 위한 자연’ ‘문화로서의 자연’ ‘사회를 위한 자연’ 등 3가지로 나누고, 참가자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눠 자신이 생각하는 자연과 비전에 대해 토론했다. 각 그룹이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시드(Seed·씨앗) 중에서 3개를 골라 이 시드가 성장했을 때 미칠 수 있는 사회적인 여러 영향에 대해 사고를 확대하며 논의하는 방식이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한 시민은 참석자들과의 대화에서 “생태에 관심이 없었는데 건강이 안 좋아지고 난 뒤 생태에 관심을 두게 돼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을 위한 자연’을 선택한 이유로 “우리가 같이 자연을 만들어야 자연을 도울 기회도 생기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그룹 토론은 활기가 넘쳤다. ‘자연을 위한 자연’ 그룹 참석자들은 ‘오염 제로 마을’ 시드에 대해 “친환경적 삶을 살 수 있다” “사람들이 더 행복해진다” “질병(호흡기질환) 감소” 등 의견을 냈다. ‘문화로서의 자연’ 그룹에서는 ‘비무장지대의 수호천사 부활’이라는 시드를 두고 “DMZ를 문화, 멸종위기동물 등으로 브랜드화하면 좋겠다” “DMZ를 수호신과 연결할 순 있지만 내러티브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등 의견이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1차 생각을 토대로 이러한 변화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2차 비전으로 생각을 확대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저닝 워크숍을 포함한 이번 포럼은 정전 70년을 맞아 열리는 ‘DMZ 오픈 페스티벌’의 여러 학술행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열리며, 국내·외 석학, 전문가 등 7개국 55명이 참여해 3일간 생태와 평화를 주제로 각각 5개씩 총 10개 세션을 진행한다. DMZ 오픈 페스티벌은 ‘열린 DMZ, 더 큰 평화’라는 주제로 지난 5월부터 열리고 있다. 오는 11월11일까지 에코피스 포럼을 비롯해 평화누리 피크닉페스티벌, DMZ 국제음악제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