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가 경기에서 패한 뒤 라켓을 부수고 상대 선수의 인사를 거부해 스포츠 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태국 언론 등에 따르면 권순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태국 카시디트 삼레즈에게 1-2(3-6 7-5 4-6)로 졌다. 권순우는 세계랭킹 112위, 삼레즈는 636위다. 권순우는 어깨를 다친 뒤 8월 복귀했으나, 복귀 후 6연패에 빠졌다.
패배보다 충격을 안긴 건 그가 보인 태도였다. 권순우는 이날 경기 패배가 확정된 후 라켓을 코트에 강하게 내리쳐 부쉈다. 그는 라켓이 박살 난 뒤에도 라켓으로 의자를 두 차례 내리치고, 짐을 챙기다가 다시 라켓을 들어 코트를 내리치기도 했다. 상대 선수인 삼레즈가 다가와 악수를 청했으나 권순우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시했다. 권순우와 인사를 나누지 못한 삼레즈는 뒤돌아서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권순우의 행동이 담긴 영상과 사진은 중국 SNS에 급속도로 퍼졌다. SCMP는 웨이보에서 이 주제가 6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테니스) 선수는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저러니까 지는 것”이라며 “테니스를 존중하지 않는 선수는 평생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SCMP는 전했다.
국내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가 비매너를 보인 건 나라망신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권순우 SNS에 한 누리꾼은 “국가를 대표해서 출전한 국가대표다”라며 “국위선양은커녕 국가 망신을 시키면 어떡하나. 실력도 매너도 다 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스포츠 정신은 어디에” “스포츠맨십은 어디 갔나” “태국 선수에게 사과하라” 등 반응을 보였다.
권순우는 홍성찬(26·세종시청)과 함께 출전하는 남자 복식 경기를 남겨두게 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