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소득세 신고대행으로 지나치게 높은 기장료를 일괄 징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 등 당국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시행한 일반대행 라이더 549명을 조사한 자료를 라이더유니온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체의 27.5%가 대행업체가 라이더의 소득을 축소하거나 수익을 부풀려 신고한 일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대행업체 사업주가 3.3% 원천징수를 하고, 국세청에 신고 납부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신고하는 일을 겪었다는 응답이 18.8%였다. 라이더들의 배달수익에서 3.3%를 소득세로 공제해 놓고, 국세청에 라이더 소득을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해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국세청에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수법이다. 이 경우 라이더가 종합소득세 신고 후 대행사가 납부하지 않은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대행업체가 실제 배달수익보다 많은 소득을 신고한 사례도 8.7%에 달했다. 대행업체의 소득을 라이더에게 전가시켜 대행업체의 세금부담을 줄이거나 세금신고를 할 수 없는 미등록 외국인라이더 고용을 늘리기 위한 수법이다. 외국인라이더의 소득신고를 하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이 대행업체의 소득으로 잡히게 되므로 이를 세금신고가 가능한 라이더의 소득분에 떠넘겨 해결하는 방식이다.
설문에 참여한 경기도 서부지역에서 일하는 한 라이더의 증언에 따르면, 이러한 '소득 떠넘기기' 신고로 피해 라이더는 소득세를 더 부담하거나 근로장려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는 1000만원도 되지 않은 소득이 3000만원으로 신고돼 근로장려금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또한 업체가 라이더의 소득신고를 세무사에게 대행시키면서 하루 3000원 또는 매달 9만원에 달하는 기장료를 징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단순경비율을 적용받는 사업자들이 내는 일반적인 기장료 이상의 부담을 라이더에게 일괄적으로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꼼수 신고'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사례가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부산·경남이다. 절반에 가까운 48.6%가 피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례수가 많은 서울은 27.2%, 경기도는 26.1%로 전국평균(27.5%)과 비슷했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은 “대행업체들의 꼼수 세금신고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배달노동자들을 이용해 대행업체들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무적으로 달마다 소득신고를 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감독 책임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장혜영 의원은 “축소신고·떠넘기기 신고 모두 탈세”라며 “국세청과 노동당국이 꼼수 신고 실태를 조사하고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이 의지가 있다면 종소세 신고와 고용보험 신고 내역 비교 등을 통해 허위신고를 찾아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