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하루 앞둔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병원이 공습받아 받아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했다.
로이터·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후 가자지구 북부 알 아흘리 아랍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병원, 국제기구 등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건 국제법상 금지돼 있다. 이 병원에는 이·팔 전쟁으로 피해를 본 팔레스타인인들이 대피해 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상자 상당수는 어린이다. 다친 사람도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병원 폭격 사건의 책임이 서로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됐다면서 “집단 학살 범죄”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쏜 로켓이 실패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IDF는 “우리 시스템으로 분석한 것을 보면, 병원이 공격당했을 때,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로켓이 병원 부근을 지나갔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병원을 공격한건 IDF가 아니라 야만적인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지하드의 다우드 셰하브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끔찍한 범죄와 학살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병원 폭격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하기 직전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고 이후 요르단으로 이동해 압둘라 2세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폭격 이후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18일 요르단 암만에서 예정했던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을 취소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