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클라우드 부문 실적에 우려가 커지면서 투심이 악화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45포인트(0.32%) 떨어진 3만3035.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91포인트(1.43%) 하락한 4186.77, 나스닥지수는 318.65포인트(2.43%) 내린 1만2821.22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채권 수익률과 기업 실적을 주목했다. 이번 주 초 5%를 찍은 후 서서히 하향했던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꼬리를 들었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11pb 상승한 4.95%를 기록했다. 강한 신규 주택 매매와 치솟는 모기지 금리(주택담보대출) 여파가 컸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약세로 돌아섰던 금리가 시장 불안에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10년물 국채 금리에 주로 연동돼 움직이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8%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20일로 끝난 주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계약 금리는 7.9%로 전주보다 20bp 상승했다. 높은 이자에도 신규 주택 판매는 늘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신규 주택 판매는 연율 75만9000건으로 전월 수정치인 67만6000건에서 12.3% 상승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유틸리티,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9개 업종이 하락했다.
실적에 따라 주요 빅테크주 주가는 요동쳤다. 알파벳은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3분기 이익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부문의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9.51% 하락했다. 알파벳이 부진하자 기업주인 애플(-1.35%), 아마존(-5.58%) 엔비디아(-4.31%)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마존은 이날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알파벳과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3.07% 상승했다. MS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 시장 분석가는 CNBC를 통해 “실적이 헤드라인을 지배하고 있지만 채권 시장에서 눈을 뗄 수 없다”며 “1982년 이후 이처럼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증시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도 로이터를 통해 “엇갈리는 기업 실적보다 문제인 건 국채 수익률이 약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견고한 미국 경제에 국채 금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