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메타 등 주요 빅테크주 매도세가 이어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을 웃돈 점도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고금리 기조를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키우면서 투심을 압박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1.63포인트(0.76%) 내린 3만2784.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53포인트(1.18%) 하락한 4137.23, 나스닥지수는 225.62포인트(1.76%) 떨어진 1만2595.61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영역에 진입했으며 이날 낙폭을 확대했다.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탄탄했다. 미 상무부는 3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분기 성장률(2.1%)을 크게 웃돈다. 고물가·고금리에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시장 예상(4.7%)보다 강한 성장세로 이끌었다.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2%대)로 낮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증시 향방을 주도하고 있는 10년물 국채금리는 10% 하락한 4.84%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5%대에 근접해 시장을 옥죄고 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분위기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가 전날 장 마감 직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3.7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분기 내내 37억달러를 잃은 가상현실사업부의 비용 통제 기능을 지적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전날 9% 넘게 급락한데 이어 이날도 2.65% 떨어졌다.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음에도 클라우드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메타, 알파벳이 급락하자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애플(-2.46%) 테슬라(-3.14%) 마이크로소프트(-3.75%) 아마존(-1.50%) 등 주가는 미끄러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를 끌어올릴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 시장 분석가는 CNBC를 통해 “월가는 지금까지 대형 기술 기업의 실적에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아마존과 애플도 미국 경제 전망 악화를 고려할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라드너 최고투자책임자도 로이터에 “7대 기술주(매그니피센트 세븐) 수익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만한 것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