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비공개 만남을 제안하더라도 응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비공개 대화는) 일말의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30일 아침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실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만남을 제안해오더라도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 내쫓았으니 잘 됐다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느냐”며 “대통령실에 반응하면 저만 우스운 사람이 된다. 비공개 대화는 일말의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 대표 시절 대통령실에 느낀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 가기 전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상의하고 나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TV조선에 가서 내가 ‘친서를 달라느니’ 있지도 않은 이상한 소리를 했다”며 “안 만나는 게 상책이다. 어떤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 떨어지면 현찰 거래 밖에 안된다”고 부연했다. 현찰 거래가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의에는 “그들이 생각할 문제”라고 짧게 답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날 필요가 없다고도 밝혔다. 인 위원장과 만나고 나서 바로 다음 날 자신을 저격하고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가 나온다면 만나는 게 무슨 의미이겠느냐고 되물으면서 굳이 우스운 꼴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대신 인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당무·공천 개입 시 제명하겠다는 강력한 공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 징계 때문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안 찍었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라며 “많은 이가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방식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 위원장은 있는 그대로를 대통령에게 얘기하면 된다. 그것을 못 느꼈으면 사퇴해야 하고 문제를 파악했으면 대통령실을 향해 ‘당무, 선거 개입에 대해 개입하는 용산 인사는 영구 제명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