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기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 이후 투심은 위축됐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33포인트(0.65%) 하락한 3만3891.9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43포인트(0.81%) 내린 4347.35, 나스닥지수는 128.97포인트(0.94%) 떨어진 1만3521.45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9거래일, 8거래일 상승에서 랠리를 멈췄다. 2년여래 최장 상승 기록이다.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엔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영향이 컸다. 그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콘퍼런스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만큼 충분히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러한 기조를 달성했다고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경우 통화정책을 더 강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2bp 오른 4.64%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약 11bp 상승한 4.77%에 거래됐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집계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7000건이다. 한 주 전 청구 건수이자 이번주 시장 전망치였던 22만 건을 밑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모두 하락했다. 월트디즈니 주가는 전날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과 스트리밍 고객 수가 크게 늘었다는 발표에 힘입어 6.86% 상승했다.
반도체 회사 Arm 주가는 예상을 웃돈 호실적 발표에도 가이던스 실망에 5.18% 하락했다. MGM 리조트 주 역시 강한 실적에도 1.14%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강경 발언으로 낙관론에 젖은 시장에 경고를 보냈다고 말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파월이 다시 매파적인 관점에 섰다”며 “경제 상황에 따라 그는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CNBC에 “파월 의장이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들떠 있는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보냈다”며 “연준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