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는 움직임에 대해 “거대 양당이 골목상권을 나눠 먹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병립형 회귀를) 막겠다”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절대 국힘과 손잡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1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중대선거구 도입 등 선거법 개혁 방안이 이제 중장기 과제가 돼 버렸다”며 “내년 총선은 일단 현행 선거제도를 기본으로 253개 소선거구와 47개의 골목상권 비례대표로 치르기로 결정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정치개혁의 방향성과 정반대의 기조가 감지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갑자기 47석 비례대표에 대해 과거 병립형을 제안했고, 민주당이 이를 받을 거냐 말 것이냐의 쟁점만 남긴 상태다. 국힘과 손잡아선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의 제안은 결국 골목상권으로 불리는 47석 비례 의석도 거대 양당이 나눠 갖자는 의미라면서 이는 민주당 지도부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키겠다고 한 당초의 약속의 방향과도 맞지 않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현 유혹의 상황에 지도부가 중심을 잡고 빠르고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선거법은 전통적으로 의원들 다수의 생각보다는 지도부에 의해서 결정됐다”며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에서 너무 오랫동안 침묵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한다. 소탐대실의 길을 안 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또 양당 정치가 아닌 연합 정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의원은 거대 양당 정치는 결국 반사이익만 찾게 만들어 정치를 퇴행시킬 수 있다면서 이보다는 정당 간 연합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진보도 보수도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고, 같은 주장을 하는 정당들끼리는 사안별로 연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도 민주화를 위해서 김영삼 대통령과 연합했고 IMF 극복을 위해 DJP 연합도 했다. 민주당은 항상 연합을 통해서 기득권에 도전하는 정당이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대 양당 카르텔을 위해 국민의힘하고 손잡는다면 속된 말로 막판에 똑같은 놈 된다고 조언하고 싶다”며 “당 지도부가 그런 길은 안 걸 것이라고 믿겠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