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시장 전망치(3.3%)을 밑돌면서 다음달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각) 10월 CPI가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상승률(3.7%)를 밑도는데다, 시장 전망치인 3.3%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10월 CPI 상승률인 3.8%보다도 낮다. 미 CPI 상승률이 한국보다 낮아진 건 지난 2017년 8월 이후 6년2개월 만이다.
에너지 가격이 크게 떨어진 점이 CPI 상승세 둔화에 기여했다. 10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5.0% 하락했다. 다만 주거비 상승세는 이어졌다. 주거비는 전년 대비 6.7%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0% 올랐다. 시장 전망(4.1%)을 하회한다. 지난달(4.1%)과 비교해서도 0.1%p 줄었다. 근원 CPI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는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를 훨씬 웃돌지만, 하락 추세는 연준 정책에 충분히 긴축적이라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했다.
CPI 둔화로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은 전날 85.5%에서 현재 99.8%까지 올랐다. 12월 FOMC 정례회의는 다음 달 12~13일 열릴 예정이다.
시장은 올해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종료하고 내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 로이터는 “연준은 내년 5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느리지만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며 “내년 이맘때쯤이면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에 매우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