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내달부터 보험 약가 인상을 추진한다.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적용 확대에도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2월1일부터 필수의약품의 보험 약가를 인상하고, 중증질환 치료제 급여 적용 확대를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이후 최근 수요량이 급증해 공급량이 부족했던 미분화부데소니드 성분의 소아 천식약 2개 품목 약가를 인상할 계획이다. 해당 약제는 그간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에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월평균 사용량 수준을 고려해 오는 2024년 11월까지 최소 2600만개 이상을 공급하는 조건을 부여했다.

또 최근 원료비 급등으로 생산·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필수 항생제 등 6개 품목을 새롭게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원가보전을 위해 상한 금액을 인상할 방침이다. 복지부 계획대로라면 올해 11월까지 총 26개 품목의 약가를 인상하고, 37개 퇴장방지의약품의 원가보전 등을 통해 총 63개 품목에 대한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진다. 퇴장방지의약품이란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채산성이 없어 제약사 등이 생산·수입을 기피함에 따라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생산·수입원가를 보전하는 약제를 말한다.

향후 수급 불안정 약제는 최근 3~5년간의 공급량, 사용량, 시중 재고량 변화 등을 분석해 약가 조정이 필요한 경우 추가 생산량에 비례해 약가를 인상할 방침이다.

아울러 진행성·전이성 자궁내막암 치료제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젬퍼리주’(성분명 도스탈리맙)와 한국로슈의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 ‘엔스프링프리필드시린지주’(성분명 사트랄리주맙) 등 2개 품목이 신규로 급여 등재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000만원을 부담해 젬퍼리주를 투약했던 환자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251만원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연간 투약비용이 1억1600만원에 달했던 엔스프링프리필드시린지주는 1159만원까지 절감된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번 약가 인상을 통해 보건안보 차원에서 필수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중증질환 치료제 급여 적용을 통해 환자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