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서 잠이 안 오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불면증이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낮에 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일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급성 불면증은 낮에 피로, 무기력, 주의·집중·기억장애, 생활 및 학습장애, 기분장애, 주간 졸음, 행동장애, 활력과 동기 감소, 잦은 실수, 수면 불만족, 잠에 대한 걱정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방치하면 만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급성 불면증은 다음날 중요한 시험 등 신경 쓰이는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 우울, 불안, 통증, 카페인, 술, 질병, 환경 등이 주요 원인이다. 유발 요인 없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을 제거하면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다. 이처럼 불면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지만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분류된다.
윤 교수는 “만성 불면증이 있다면 과도한 낮잠, 이른 입면시간, 부적절한 잠자리 환경,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 ‘수면위생’에 반하는 행동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성 불면증을 진단하려면 환자의 수면 병력을 확인해야 한다. 언제 자고 일어나는지, 몇 번 정도 깨는지, 그러한 증상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환자·보호자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또 다음날 얼마나 졸음이 오고 피곤한지, 삶의 질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등을 자세하게 설문하고, 불면증에 영향을 주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또 다른 진단법은 수면 일기다. 1~2주간 주관적으로 전체 수면시간과 수면 효율에 대해 일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또 낮잠, 약물, 카페인, 술, 항우울제 등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표시해서 어떤 불면증인지 확인하고, 불면증과 비슷한 일주기 리듬이 있는지 확인한다.
객관적으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수면각성활동량검사(actigraphy)도 시행해볼 수 있다. 누워있을 때 정말로 잠을 자는 것인지, 활동을 하는 중인지 등, 수면 패턴을 파악해 준다.
윤지은 교수는 “수면다원검사는 다른 수면질환이 동반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 다른 수면질환이 불면증처럼 보이는 경우, 만성 불면증을 치료했지만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 시행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만성 불면증은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가 있다. ‘인지행동치료’라고 불리는 비약물적 치료를 먼저 권고한다. 인지행동치료에는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요법, 이완훈련 등이 있다.
윤지은 교수는 “약물요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만성 불면증 보다는 급성 불면증에서 4주 이내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만성 불면증에서도 필요하면 복용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약을 쓰면서 수면을 조절하고, 약을 줄여가면서 치료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만성불면증을 극복하고 싶다면, 수면일기를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잠자기 1~2시간 전에는 피해야 한다. 낮에는 햇빛을 많이 보고, 되도록 누워있지 않아야 한다. 또 담배나 커피, 홍차, 콜라, 술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밝은 빛이 생체 시계를 지연시켜 늦게 일어나고 늦게 자게 만들기 때문에 조명은 꼭 끄고 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