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 등 다른 목소리를 내는 당내 인사들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의 분열은 곧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김 전 총리의 조언에 따라 통합적 행보를 약속한 것이다. 다만 만남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한정식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보 진영의 분열을 우려한 당 고문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자리로 오찬은 80여 분간 진행됐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김부겸 전 총리께서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표로 이 대표가 할 일이 많다고 하시면서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많은 분을 만나고 충분히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며 “분열이 있으면 총선에 큰 악영향이 있는 만큼 특별히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진보 분열 시 패배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반드시 통합 행보를 나설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단순히 민주당의 당 대표를 넘어 범진보 진영의 대표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병립형 회귀’ 등 선거제도의 후퇴 등의 행보는 부적합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이에 이 대표는 적극 수용 의사를 전했다. 권 수석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고 말하며 “김 전 총리의 조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을 더욱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의견 수렴의 대상은 최근 신당 창당설을 얘기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당내 비주류 그룹인 ‘원칙과 상식’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남의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 논의는 없었다. 누가 먼저 만남을 제안할지 단독 만남이 될지 단체 면담이 될지 등 모든 것은 이 대표의 판단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원칙과 상식 그룹이 주장하는 통합 비대위원회 출범 및 사퇴 등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