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셀트리온제약까지 3사 합병에 속도를 내는 셀트리온그룹이 100조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한다. 오는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겠단 목표도 재확인하며 담대한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2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 사흘째인 10일(현지시간)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상장하고, 이를 통해 100조원 이상의 헬스케어 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연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완료해 통합 셀트리온을 공식 출범시켰다. 연내 셀트리온제약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고,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상장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신약 ‘짐펜트라’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고,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는 독자적인 데이터뱅크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서 대표가 공식석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대표는 통합 셀트리온 출범 이후 경영사업부를 총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서 대표는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넘어 혁신 신약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단 비전을 제시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5~6년 전부터 디지털 치료제와 여러 헬스케어 관련 온라인 서비스에 공동 개발·투자해왔다.
서 대표는 “현재 출시한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6개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 2025년 11개, 2030년까지 총 22개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나아가 다양한 품목을 유연하면서도 효율은 극대화한 방식으로 생산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엔 이미 공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를 포함해 다수의 블록버스터 제품이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신약 부문에서 올해 미국 출시를 앞둔 짐펜트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 대표는 “짐펜트라는 유럽 출시 3년 차에 20%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미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셀트리온은 추가 저용량 생산라인 확충도 준비 중이다. 서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트렌드는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원료의약품의 경우 다양한 품목을 유연하고 경제성 있게 소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저용량 생산라인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도 나선다. 서 대표는 “셀트리온이 갖고 있는 방대한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데이터뱅크를 구축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 22개 바이오시밀러에 신약 매출이 더해진다면 현재 매출 대비 최소 5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