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용의 해이며 동양의 전통 사상·역법에서 하늘을 의미하는 10간十干 가운데 '갑甲’, 땅을 의미하는 12지十二支 중 '진辰'이 만나 갑진년이다.
특히 12지 각각에 해당하는 열두 띠 동물 가운데 '진'이 용이고, 색깔로는 푸른색을 뜻하니 갑진년은 곧 '푸른용靑龍'띠의 해다.
'안 본 용은 그려도 본 뱀은 못 그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실존의 동물처럼 그려지는 일이 많다. 용은 낙타, 사슴, 토끼, 소, 뱀, 조개, 잉어, 매, 호랑이 등 아홉 동물의 특징이 담겼다. 실존하진 않지만 용은 전해오는 그림과 공예품 등을 통해 우리의 머릿속에 형상화돼 있다.
이번 전시는 '어변성룡魚變成龍, 물고기, 용이 되다'라는 옛 고사를 주제로 진행되며 물고기, 용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감상 할 수 있다.
용은 출세에 대한 우리의 염원을 담고 있다. 중국의 등용문登龍門 고사에서 보듯 잉어가 물살이 센 중국 황허강 상류의 협곡에 있는 용문에 오르면 용이 된다. 이러한 염원은 문방구에 용을 시문하거나, 연적 등을 물고기 모양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통영시립박물관은 기획전‘물고기, 용이 되다.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의 각종 유물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된 유물로는 통영출신 나전장 故김봉룡이 직접그린 나전도안과 나전칠기, 통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화 화가 김태영의 역리도, 전통한선복원연구소장 정복근이 제작한 거북선 모형 등 근·현대 작품과 명나라 신종황제가 이순신 장군에게 하사한 충렬사 팔사품 중 용머리와 귀신이 조각된 귀도, 이 충무공전서에 기록된 거북선도, 백자 청화운룡문 항아리 등 물고기, 용과 관련된 현대와 과거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충렬사 팔사품 중 귀도는 보존처리 등을 거쳐 10년 만에 실물이 공개된다. 귀도는 칼자루가 길고 칼날이 짧으며 긴 칼자루는 용머리 형상에 귀신 모자가 조각되어 있는 독특한 칼이다. 칼집을 닫은 귀도는 전체적으로 한 마리 황룡을 형상화했으며 박달나무로 만든 칼자루의 끝부분은 황금색 용머리가 배치되는데, 이것은 중국 명나라대에 유행한 ‘용상구자’설의 영향으로 용의 아홉 자식 중에서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애자는 살육을 좋아해 칼날을 문 형상으로 제작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용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통영시민과 전시를 찾아주시는 모든 관람객 분들이 용의 기운을 받아 어변성룡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부터 4월 28일까지며,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설날은 휴관일이다.
통영=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