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물질을 삼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물질의 종류에 따라 그 위험성은 천차만별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전호종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2일 아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때 급하게 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과 치료법을 전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 무언가를 자꾸 입에 넣어보거나 집어 먹는다. 주로 생후 6개월부터 인지능력이 생기는 4세 아이들에서 자주 있는 일이다. 삼키는 이물질은 장난감, 건전지, 동전, 안전핀, 자석 등이다.
이물을 삼킨 직후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히 보호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뒤 발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일찍 발견해 처치했을 때보다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
전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위험 이물로 칼조각과 핀 등 날카로운 것을 꼽았다. 이는 소화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크기가 5㎝를 초과하는 이물은 식도 또는 장의 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배출되지 않고, 장관 막힘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고흡수성 폴리머 소재의 ‘개구리알 장난감’도 주의해야 한다. 해당 장난감은 물을 먹으면 크기가 커져 장관 막힘을 발생시킬 수 있고, 엑스레이 검사에서 잘 보이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어린이 자석완구 등 안전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자석 역시 대표적 위험 이물 중 하나다. 외국에선 2015년부터 자석 제품마다 경고 메시지를 의무적으로 표기하고 있다. 버튼형 알칼리 건전지의 경우 주로 약하고 좁은 소화관인 식도에 잘 걸린다. 이로 인해 압박 괴사, 전류 손상, 알칼리 손상 등이 이어질 수 있다.
전 교수는 아이가 위험 이물을 먹은 것이 확인되거나 발견되면 먼저 검사를 통해 이물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 교수는 “이물이 식도나 위에 있다면 응급내시경을 통해 꺼내야 한다”며 “특히 식도에 걸린 버튼형 알칼리 건전지는 되도록 빨리 꺼내야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때 이미 위를 넘어 소장에 이물이 위치한 경우엔 수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원 상태에서 면밀하게 관찰이 이뤄져야 한다. 증상 없이 이물이 소장과 대장을 넘어 배설물과 같이 배출되면 특별한 치료 없이 문제가 해결되지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2일 이상 이물이 같은 위치에 고정돼 있는 것이 확인되면 장관 막힘 또는 장관 천공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전 교수는 “이때는 수술적 개입을 통해 이물을 꺼내고 필요한 경우 장 절제 또는 재건 등의 소화관 치료를 시행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아이가 위험한 이물에 노출돼 응급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호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사회적으로도 예민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