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 한 마을 이장 이상한 회계처리⋅ 마을공사 셀프 수주 도마위

강원 고성군, 한 마을 이장 이상한 회계처리⋅ 마을공사 셀프 수주 도마위

마을비용, 배우자 선지출 후 마을통장서 이장 통장 이체 회계 불투명 비판
보조금사업 이장, 배우자 명의 업체 등 3곳에 계약 비난

기사승인 2024-02-04 12:49:20
강원 고성군 한 마을에 보조금사업으로 입찰을 통해 태양광발전소 설치사업이 추진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로부터 공사비용이 너무 과하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병수 기자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의 한 마을 이장의 마을수익금 사용 방식을 놓고 일부 주민들이 회계 투명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 5억원이 투입된 보조금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의견수렴 없이 이장 본인은 물론 그와 연관된 업체들에게 공사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며 부도덕성을 비판했다.

3일 이 마을에 사는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이장이 마을수익금 배분시나 마을운영에 필요 경비 일체를 배우자 통장에서 선지출 후 나중에 사용금 전액을 마을 통장에서 이장에게로 입금하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정산 처리했다.

이는 통상적인 다른 마을들의 마을통장 입출금 정산 방식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의혹을 제기한 주민들은 "마을통장에 충분한 잔액이 있음에도 그 돈을 사용하지 않고 배우자 통장에서 마을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썼다"며 "이도 문제인데 그 사용 금액이 마을통장에서 다시 배우자 통장으로 보냈어야 함에도 엉뚱하게 이장 통장으로 입금됐다. 심지어 영수증도 없는 지출액도 있다"며 마을수익금의 부정사용 방식과 회계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마을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에도 의문점을 가졌다. 

이장이 마을수익금 배분시 계좌이체를 하지 않고 굳이 현금과 수표 그리고 상품권을 섞어 지급해 온 점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주민들은 "이장이 명절날 연간 두차례에 걸쳐 가구당 수백만원을 현금과 수표 그리고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마을통장에서 직접 주민들에게 계좌 이체를 하면 편하고 투명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심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마을 명절지원금(수익금 배당) 및 마을운영에 필요한 지출금액을 보면 지난 2020년~2023년간 명절지원금을 비롯해 마을수익금 수억원이 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특히 감사도 없이 매년 마을수익·운영비 결산이 이뤄지면서 회계 투명성에 대한 의심을 더욱 높여왔다.

마을 이장은 "선지출 부분은 마을 총무가 통장을 가지고 있는 대다 일일이 계좌이체를 요구하기 힘들어 우선 급한대로 배우자 통장에서 지출했으며 마을수익금 현금 등 배분도 주민회의시 다수결을 통해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사용금액 모두 마을통장에서 배우자가 아닌 본인에게 입금된 이유는 "부부여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마을은 매년 1억여 원이 태양광 설치 사업 등을 통해 수익금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이 수익금은 명절전 이장이 마을주민들에게 배분해 왔다.

지난 2020년 시작해 2022년 완료된 5억원의 마을 보조금사업(이하 보조금사업)에서는 이장의 부도덕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보조금사업 당시 마을 이장과 관련된 업체 3곳이 5건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보조금사업 결산에 이름을 올린 사업체를 보면 A건설은 이장 본인, B건설은 이장 배우자, C건설은 이장 회사(A건설) 경리의 남편이 각각 대표를 맡고 있었다.

보조금사업에 대한 업체 선정은 사업 분야별로 2200만원 이상은 입찰을 통해, 그 이하는 수의계약으로 이장이 직접 사업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없이 이장이 독단적으로 사업 분야와 업체를 선정했다는 것이 일부 주민들의 주장이다.

문제를 제기한 주민들은 "이장이 본인 회사에 2건 2000만원을, 배우자 회사에 1건 1700만원을, C회사는 2건 2200여 만원 상당의 공사를 맡겼다"며 "이는 이장이 보조금사업을 주관하면서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또한 "상수도 급수공사와 클린하우스 설치공사, 운동기구 설치의 경우 마을 보조금사업보다 군청에 민원을 통해 다른 비용으로 설치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을 이장은 "지인들에게 공사를 맡긴 것은 공사시 마을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대표인 A건설이 시공한 상수도 관련 공사는 군청의 상수도 긴급보수 처리계약, 급수공사 대행사로 지정돼 있어 애초부터 다른 업체가 맡을 수 없는 공사"라고 해명했다.

의혹을 제기한 주민들은 보조금사업 대부분의 공사가 과도한 금액으로 시공됐으며 이장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상수도 급수공사, 클린하우스 설치공사 등 각종 공사를 구성한 후 수의계약을 맺었다며 관련 기관의 감사가 필요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을 이장은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명명백백히 밝혀져 마을이 더 이상 시끄럽지 않았으면 한다"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마을수익금과 보조금사업과 관련 금액 부풀리기, 일감 주기 등 어떠한 비리도 없으며 주민들의 의견과 견적을 비교 후 모든 업무와 사업을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조병수 기자 chob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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