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술주 하락을 주도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일지 우려한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선 탓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19포인트(약 0.17%) 하락한 3만8563.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06포인트(0.60%) 내린 4975.51, 나스닥지수는 144.87포인트(0.92%) 떨어진 1만5630.78에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4.35% 내렸다. 장중 6% 이상 떨어지면서 올해 가장 큰 폭 내림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37% 이상 오르며 시가총액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3위까지 올랐지만, 이날 주가가 하락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엔비디아가 지난 4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실적이 나오더라도 엔비디아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매도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일부는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CNBC에 “기술주가 이익 추정치의 30배에 가까워 지면서 천장에 부딪힌 것 같다”며 “투자자들은 수익이 예상보다 좋아져 올해 실적과 내년 추정치가 개선되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켄 폴카리 파트너는 로이터를 통해 “어떤 내용의 실적 발표가 나와도 매도는 있을 것”이라며 “일부는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고 실적이 발표되는 내일보다 하루 전인 오늘 더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엔비디아와 함께 랠리한 미국의 7대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 주가도 주춤했다. 메타와 아마존 주가는 각각 0.33%, 1.43% 하락했다.
미국 신용카드 발행회사인 캐피털원 파이낸셜은 350억달러(46조7600억원) 규모에 ‘다이너스 클럽’ 카드를 보유한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를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주가는 0.12% 상승했다.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 주가는 12.61% 폭등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도 광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TV 업체 비지오를 23억달러(3조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3.23% 상승했다. 비지오 주가는 16.26% 급등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