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방한해 국내 기업, 정부와 신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향후 국내 기업과의 다양한 협업 가능성이 점쳐진다.
저커버그 CEO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회동은 30분간 진행됐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과 한국 기업과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인공지능(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한국도 시공간 제약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인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R&D, 인재 양성 등 메타와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전날인 28일 국내 기업과 만나 AI·XR(확장현실)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조주완 LG전자 CEO와 권봉석 LG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만나 차세대 XR 기기 협업 방향과 AI 개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이 논의됐다. 조 CEO는 메타의 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는 등 메타의 기술을 관심 있게 살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가상공간 영역에서의 신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해 HE 사업본부 내 본부 직속의 XR사업담당을 신설했다.
조 CEO는 이날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MR 디바이스, 메타의 초대형 언어모델 ‘라마’를 어떻게 AI 디바이스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 등 2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동석했던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도 “VR에 미디어 콘텐츠를 어떻게 넣어 구현할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 역삼동 메타코리아에서 ‘개발자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국내 스타트업과 회동했다.
메타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 프렌들리 AI, 매스프레소를 비롯해 XR 스타트업인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스톡인엔터테인먼트 등 총 5개 기업의 대표·개발자 등 10명이 참석했다.
저녁까지 숨 가쁜 일정은 이어졌다. 저커버그 CEO는 오후 다시 용산구 한남동을 이동,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저커버그 CEO의 부인인 프리실라 챈도 함께 했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부부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다만 AI 반도체와 XR 사업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가 개발 중인 거대언어모델 ‘라마3’ 구동에 필요한 AI 칩 생산 등에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저커버그 CEO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과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2박3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인도로 출국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