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후속 초전도체에…학계 “공인 측정 데이터 공개해야”

LK-99 후속 초전도체에…학계 “공인 측정 데이터 공개해야”

- LK-99 연구진, 美 물리학회서 후속작 ‘PCPOSOS’ 발표
- 공중부양 영상과 사진 공개…다만 샘플 공개 안해
- 국내 연구자들 “단순 주장일뿐…철저한 검증 필요해”

기사승인 2024-03-05 15:30:07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가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 3월 학회 초전도체 세션에서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 PCPOSOS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엑스 캡처 

국내 연구진들이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고 판명된 ‘LK-99’ 연구진들이 후속 물질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는 4일(현지시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 3월 학회 초전도체 세션에서 ‘PCPOSOS’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PCPOSOS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했다. 저자로는 김 교수를 포함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소장 등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 4명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물리학회 홈페이지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이들 연구진은 PCPOSOS가 제로 저항과 마이스너 효과, 자석 위에 올렸을 때 부분적인 공중부양 등 초전도체의 특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해당 물질을 또 다른 타입의 초전도체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에서는 공중부양 촬영 영상과 사진 등이 공개됐다. 다만 실제 샘플은 이번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앞서 발표됐던 LK-99 연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성을 지녔다는 논문이 발표돼 전세계적 파장이 일었다. 초전도체와 관련 있다는 업체의 주가가 널을 뛰었다. 국내 학자들은 LK-99 검증위원회를 설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로부터 LK-99 시료를 제공받지 못해 재현 연구로만 검증이 이뤄졌다. 검증위원회는 지난해 12월13일 “원 논문의 데이터와 국내외 재현실험연구결과를 종합해 고려하면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국내 학계에서는 PCPOSOS에 대해서도 연구자들의 주장일뿐 실제 상온·상압 초전도체인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장인 최경달 한국공학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물성을 측정한 후 데이터를 공개한다면 신빙성이 있겠지만 지금 그 과정이 빠진 상태다. 아직은 연구자들의 주장일뿐”이라며 “현재로서는 해당 물질에 대한 검증 계획이 잡혀있지 않지만, 언제라도 샘플을 제공해 주신다면 연구자들 입회하에 검증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연구자는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들을 보면 과거 LK-99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인정받기는 이르다”며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샘플을 다른 기관에 보내 공개적으로 검증한다면 좋을 텐데 이같은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한다. 지난 1911년 영하 약 269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여러 연구가 이뤄졌으나 상온상압에서 구현되는 초전도체를 발견하거나 상용화하지는 못했다. 초전도 현상이 발생하려면 최소 영하 100도 이하로 온도를 낮춰야 해 많은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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