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특검법’ 추진…정권심판론 불붙이는 민주당

‘이종섭 특검법’ 추진…정권심판론 불붙이는 민주당

민주당, 이종섭 ‘해외 도피’ 주장 연일 비판
‘이종섭 특검법’ 당론에 총선 이슈 급부상
이재명 ‘尹 정부 5대 실정’ 집중 포화 태세

기사승인 2024-03-12 18:23:17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오후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이 이번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장관의 출국을 ‘해외 도피’라고 비판하며 정부를 향해 심판론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12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 전 장관의 출국을 ‘범죄 피의자의 도피성 출국’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실과 법무부, 외교부가 조직적으로 해외 도피를 도왔다는 주장에서다. 

앞서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피의자로 출국 금지 조치 됐다. 법무부는 지난 8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이 전 장관의 출국 금지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조치를 해제했다. 이 전 장관은 이틀 뒤인 10일 호주로 떠났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 장관 출국과 관련해 “관련 상임위를 열고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외교부와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관련자 전원을 고발 조치하고, 장관 탄핵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장관의 출국을 두고 “채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며 “결국 은폐·도피의 주인공은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증명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이 ‘이종섭 특검법’을 당론 발의한 것은 정부심판론의 불길을 확산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심판론을 띄워 최근 공천 파동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전환하고 본격 총선 모드에 돌입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이 대표는 총선 30일을 남겨두고 정권심판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충남 홍성시장을 방문해 이번 총선을 ‘심판의 날’로 규정하고 ‘이·해·양·명·주’이라는 신조어를 선보였다. 

‘이·해·양·명·주’는 △이태원 참사 사건 △해병대원 사망사건 △양평 고속도로 농단 사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민주당이 정의한 정부 5대 실정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종섭 논란을 선거에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민주당뿐 아니라 제3지대 등 다른 야권 정당들도 일제히 이 전 장관의 출국을 계기로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늘 특검법을 발의한다”면서도 논란 자체에 대해서는 “당 대표 입장에서 설명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윤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특검법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방산 관련 여러 현안이 많아 주호주대사 공백을 오래 둘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수사가 진행되면 언제든 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옹호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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