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與 4·3 폄훼 인사 공천 취소 마땅…불참도 사과해야”

이재명 “與 4·3 폄훼 인사 공천 취소 마땅…불참도 사과해야”

“제대로 된 인식 갖고 있다면 4·3 폄훼 인사 불이익 줘야”
“공천 취소가 최소한의 예의…여전히 4·3사건 폄훼”
조수연·태영호 겨냥한 듯

기사승인 2024-04-03 15:37: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주를 찾아 국민의힘의 4·3 사건 폄훼 인사 공천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총선 후보로 공천한 조수연 대전 서구갑 후보와 태영호 서울 구로을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제주 4·3 제76주기 추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4·3 폄훼 인사에 대해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4·3 학살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정치집단이 국민의힘”이라며 “4·3에 대해 진정한,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4·3 폄훼 인사에 대해 불이익을 줘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이는 국민의힘의 조수연 대전 서구갑 후보와 태영호 서울 구로을 후보의 과거 발언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는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4·3 사건에 대해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했다. 태 후보는 작년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3은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여전히 4·3을 폄훼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주 4·3사건은 근대사에서 보기 어려운 대규모 국가 폭력으로 인한 국민 살상 현장이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세계적인 역사의 일부”라며 “어떤 명목으로도 국가 폭력은 허용될 수 없다.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을 살해하고 억압한 것에 대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폭력 당사자에 대한 시효 없는 처벌에 더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대신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한 위원장은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희생된 모든 4‧3 희생자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며 “평생을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과 제주도민께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어야 마땅하나, 지금 제주에 있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제주 4‧3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헤아리겠다”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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