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고 건물 많은 빽빽한 서울 도심 속에 여유의 공간이 생긴다. 포근한 빈백에 누워 독서할 수 있는 ‘서울야외도서관’이 돌아왔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이어 올해는 청계천까지 세 곳에서 운영된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올랐던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이른바 ‘북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부모들은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지팡이를 짚은 채 구경을 하는 고령층부터 사원증을 목에 건채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나온 직장인까지 광장은 시민으로 북적였다.
서울광장에는 형형색색의 빈백과 함께 다양한 책이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다. 콘셉트는 ‘도시의 거실’이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거실은 우리에게 소중한 공간이다. 손님이 오면 가족의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는 곳”이라며 “(이곳이)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가족끼리 앉을 수 있는 빈백을 비치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청계천에서도 야외도서관 ‘책 읽는 맑은 냇가’가 펼쳐진다. 펀디자인을 반영한 송봉규 디자이너의 의자·조명을 설치했다. 야간에도 시민들이 독서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여름에는 운영시간을 야간(오후 4~9시)으로 조정해 ‘밤의 야외도서관’으로 열린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 책마당’에도 많은 시민이 모였다.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빈백에 누우면 경복궁과 북악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집 근처라 아이와 함께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행사하는지 모르고 평소처럼 왔는데, 정말 좋다”며 “몇 번 더 재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부스도 마련됐다. 시 정책들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수요 파악하는 공간이 운영된다. 정책 부스는 매주 바뀐다. 다음 주에는 손목닥터9988 부스가 들어선다.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농축산물 부스에서는 각 지방의 특산품, 농산물들이 판매된다. 지방 부스 또한 매주 지역이 달라진다. 시는 지난해 농가를 뽑고 시범 운영을 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는 가족뮤지컬 ‘디디팔레트’ 공연이 펼쳐진다. 그다음 날에는 오후 2시부터 이재성 아나운서 사회로 개막 행사가 열린다. ‘모던테이블’의 현대무용, 서울시 음악 영재 박승우군의 피아노 연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는 오후 2시30분부터 김한별 아나운서의 사회로 앤디제이 시티팝 디제잉, 가수 죠지의 공연이 펼쳐진다.
야외도서관 세 곳에서는 총 1만2000권의 책을 볼 수 있다. 서울 광장 5000권, 광화문 책마당 5000권,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 2000권으로 구성됐다. 시는 오는 18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서울야외도서관을 운영한다. 책 읽는 서울광장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광화문 책마당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는 오는 4~6월과 9~10월 금·토요일에 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실내에 한정됐던 도서관을 야외로 확장해 도심 속에서 쉼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모델”이라며 “서울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