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이철규 의원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철규의 의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일부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권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한 인사로 자신을 암시한 데 대한 반발이다.
배 의원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부터 SBS라디오 김태현쇼에 제 이름이 등장했다기에 뭔가 봤다”며 “이철규 의원, 이분 참 힘들다. 그렇게 오랫동안 수 차례 참아주고 대신 욕 먹어줘도 반성이 없으시니, 어찌하나.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기사 취지는 대충 이철규 의원에게 제가 전화로는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페이스북에 딴소리했다는 건데,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라디오 진행자가 (이 의원에게)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명확히 물었음에도 ‘아니오’라고 명확히 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배 의원은 “이철규 의원은 베테랑 정보 형사 출신이다. 저런 식의 애매모호한 대답이 어떤 오해를 낳고 기사를 생산시킬지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라며 “혹시 저를 포함한 출마를 반대한 모두에게 난사의 복수전을 꿈꾼 거냐. 단언컨대, 저는 이 의원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지난 4월26일 이 의원과의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된 통화 녹취 일부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배 의원은 이 의원에게 “저는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본다. 다치신다”며 “저희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아직도 본인들이 쏟아붓고 싶지 않나. 다 해소가 안 된 상태이고, 해답이 없는 상태인데, 아마 모든 비난과 화살을 혼자 받으실 것”이라고 출마를 만류한다.
공개 이유에 대해선 “출마하지 마시라고 단호하게 답하자, ‘우리가 넘겨주면 안 된다’느니 횡설수설 말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 좀 선배 의원답게 (하는 게) 어렵나”라고 일갈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악역을 맡아달라고 요구하더니 밖에 나가서는 엉뚱한 이야기를 해 당혹스러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자신에게 당초 출마를 종용했던 당내 인사가 다른 창구에서는 불출마를 요구해 배신감을 느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인터뷰 도중 진행자가 ‘혹시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제 말과 답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이라고 했다. 배 의원을 비롯한 윤상현·안철수 의원, 박정훈 서울 송파갑 당선인 등은 이 의원의 출마를 공개 반대한 바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