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생대책위원장이 ‘총선백서’ 작성과 관련해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자”고 밝혔다. 4·10 총선을 지휘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했으니 책임보단 원인 규명과 개선책 마련에 집중하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황 위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의(총선백서 TF)에 참석해 “당 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봉합하자”며 “주어는 ‘당’으로 해서 당이 이렇게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방식으로 해야 당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독립적으로 과거 조선 실록을 만들 듯 만들어야 한다”며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다음 선거 때 지도부만 볼 수 있도록 비밀 문서로 해서 지침서가 되는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조정훈 백서 특위 위원장은 “오늘부턴 전국을 돌면서 각 지역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문제를 파악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서울 48개 의석 중 겨우 11석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았다. 서울의 보수를 다시 세워 서울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에서 이길 수 있으면 경기에서 이길 수 있고 충청에서 이길 수 있다. 언젠가 호남에서 이기리라 확신한다”며 “백서 특위의 노력으로 국민의힘이 패배를 딛고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는 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앞서 황 위원장은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당연직 비대위원), 유상범·전주혜·엄태영·김용태 비대위원, 정점식 정책위의장(당연직 비대위원), 성일종 사무총장 등 신임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를 방문해 참배했다. 황우여 비대위의 공식적인 첫 번째 대외일정이다.
황 위원장은 현충탑 헌화·분향, 순국선열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마친 뒤 방명록에 “선열의 숭고한 건국 정신을 이어받겠습니다”라고 썼다.
현충원 참배 후 황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첫 외부일정과 관련해 “마음이 숙연해지고 선열들의 발자취를 과연 우리가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의 반성이 일어난다”며 “애국 충정을 우리가 꼭 이어받아야 되겠다는 마음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위원장은 정치 현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제한 등의 개헌 주장,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서는 각각 “그걸 즉답하기에는 시간을 줘야한다”,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