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공급 과잉 등 여파로 태양광업계가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모듈 고도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은 오는 2026년 하반기 탠덤 셀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 충북 진천공장에 1365억원을 투자해 탠덤 셀 관련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R&D(연구개발)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큐셀이 집중하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폴리실리콘 탠덤 셀은 폴리실리콘 전지 위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얹은 형태로, 두 개의 태양전지가 서로 다른 파장영역대의 태양광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같은 면적에서 더 높은 밀도로 발전효율을 내는 구조다.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로, 현재 보편화돼 있는 실리콘 단일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인 29%의 약 1.5배에 달한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4월 최대 효율이 29.9%에 달하는 탠덤 셀 개발에 성공했으며, 2030년까지 35%의 효율을 달성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실리콘 단일 태양전지의 잠재력을 뛰어넘는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조기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R&D를 추진 중”이라며 “고효율·고품질 제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해외 경쟁업체들과 기술적 격차를 확보하고,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량생산 핵심기술을 개발,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주)셀코스와 1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공정의 98% 이상이 ‘습식용액 방식 공정’이다. 제작 방법이 쉽고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화, 재현성, 공정 안정성 등 어려움이 있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활용되는 ‘건식 진공증착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존 건식 진공증착 기술도 소재가 불안정하고 공정 과정이 복잡해 제어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화학연구원 김범수·전남중 박사 연구팀은 복잡한 박막화 과정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수학적 공정 제어 모델을 개발, 고품질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탠덤 태양전지 기술개발은 물량을 앞세운 중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전략 등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똑같이 대응할 수 없기에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필수과제가 됐다”면서 “좁은 국토 면적이라는 업계 한계점을 보완할 리파워링 산업에도 이러한 기술력이 적극 도입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어 이보다 효율이 높은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상용화 그리고 핵심 기술 선점에 국내외 산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력들이 2026년 기준 400조원 이상이 될 태양광 시장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