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정질문에 나선 오 의원은 "장기적이고 종합적 안목으로 치밀한 환경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주시의 전향적인 소각시설 광역화 검토를 촉구했다.
이어 "경남도는 정부 환경정책 기조에 발맞춰 환경부 지침 폐기물 처리시설의 규모화·광역화를 요구해왔다"며 이는 "폐기물 통합관리를 통한 폐기물 적정 처리 및 처리시설 투자 효율화 유도와 환경성·경제성·기술성을 높이기 위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하고, 조규일 진주시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환경부와 경상남도는 지난 2011년 수립된 '폐기물 처리시설 최적화 전략'에 따라 통영·고성, 하동·남해, 진주·사천 등 폐기물 처리시설의 광역화를 해법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현재 진주시는 민감한 민원 발생 등의 이유를 들어 광역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오 의원은 "진주와 사천이 최적화 권역으로 묶였기 때문에 본 사업추진을 위해 협약서 등을 반드시 첨부돼야 하지만, 사천은 광역화와 단독 모두 유리한 상황에서 진주시 단독 시설 구축은 추후 행정절차상 문제를 맞닥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폐기물처리시설 국고 보조금 업무지침에 따라 국비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정부에서 지자체 협의를 바탕으로 광역화를 재검토하라고 요청한다면 오히려 사업은 더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조 시장이 광역화 논의 등 단독 설립 계획의 변경에 소극적인 이유는 시민 민원에 더해 시간의 부족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앞서 타 지자체에서 광역화 추진 시 반대 여론으로 인한 사업 지연으로 직매립 금지 법정기한을 도과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시장은 후보지 인근 주민들은 광역화가 아닌 단독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 시장은 "시설 광역화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통영·고성과 하동·남해의 사례처럼 민원이 아니더라도 양 시의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 약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진주시에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직매립 금지 대응에 한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뒤늦게 민원 발생 여지를 탓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수도권 지역은 2026년, 그 외 지역은 2030년부터 종량제봉투 등을 곧바로 매립할 수 없다. 모든 생활폐기물은 재활용되거나 반드시 소각 처리를 거친 뒤 매각해야만 한다.
전국 지자체 모두 적합한 소각 방식을 선정해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신설하거나 확충 중이지만 진주시의 추진 현황은 최근 입지 후보지를 선정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진주시는 오는 2029년까지 국비 373억원, 도비 261억원, 시비 611억원 등 총 1394억 원 규모로 진주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설치사업을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착수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용역이 1년 만에 완료되자 내동면 소재 매립장사업소 일원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올해 4월에서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이미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 제정과 함께 매립이나 단순 소각 대신 폐기물을 최대한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사회 구축을 목표로 환경정책을 펼쳐 왔으므로 지역사회의 대응 시기가 매우 늦었다는 것이 오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시정질문 내내 지지부진한 소각시설 추진상황과 광역화 공론화 이전에 진주시의 장기적 환경정책 추진 전략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또한 오 의원은 "타 지자체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비 등 재원확보와 주민 주거복지 실현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광역화 추진에 충분한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 내에서는 통영·고성 광역 소각시설은 105억원의 사업비 절감 및 수영장 등 공모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만들어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오 의원은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의견을 낸 바 있다. 제252회 진주시의회 정례회 청소과 시정업무 보고에서 광역화를 통한 처리비용 및 운영 경비 절감, 설치사업 국비 지원 재정 규모 확대, 친환경에너지타운 공모사업 및 추가 인센티브 등을 들어 광역화의 장점을 강조했다.
당시 시 관계자는 광역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정 분야의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진주시가 인구 35만 명 규모 도시 중 전국에서 소각장이 설치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곳"이라며 "다른 지자체는 이미 소각장을 설치한 상황"이라고 설명해 단독 설치 방향으로 무게추가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시정질문 전날 20일 조 시장은 진주-사천 행정통합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선 통합, 후 설치'를 고려할 수 있다며 소각시설 광역화를 언급해 사천시의회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