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며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을 겨냥한 탈당 요구에 “정계 퇴출된 자들은 자숙하라”고 날을 세웠다.
23일 홍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이 밝히며 “정계 퇴출된 자들의 넋두리나 듣고 있을 시간이 있나?”라며 “아직도 얼치기 3류 유튜브 보고 정치하냐. 아직도 진드기 정치하냐?”라고 적었다.
특히 홍 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거론하며 “그때 나는 트럼프까지 가세한 희대의 위장평화쇼라고 바른말 하다가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피해자 아닌가? 그 말이 틀렸다면 내가 정계 복귀할 수 있었겠나? 바른말 하면 귀 기울일 줄 알거라”라고 썼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을 때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마지막 한 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거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 느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총선을 말아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지지자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도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또다시 초짜 당 대표가 되면 이 당은 가망이 없다. 나도 거취를 결정할지도 모른다. 우리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애한테 굽실거리기보다는 새살림 차리는 게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한동훈 당대표’가 현실화할 경우, 당에 남아 있을 수 없다는 말로 해석됐다.
여권 인사들은 홍 시장에게 일제히 자제를 촉구했다. 비윤계 조해진 의원은 지난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는 게 싫으면 자기가 나와서 같이 경쟁해서 이기면 될 것 아니냐”며 “그렇게는 안 하고 계속 후배한테 고춧가루나 뿌리는 건 당의 원내대표, 당대표, 대선 후보까지 지낸 원로가 말하기엔 졸렬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시장님, 더 빨리 나가셔도 좋습니다. 아무도 안 따라 나갈 겁니다”라고 탈당을 권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