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전 ‘바둑리그’에서 ‘10초 바둑’이 펼쳐진다.
15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기원은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최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상당히 많아 ‘환골탈태’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먼저, 한 팀당 5명씩 5대5 대결을 펼쳐 승부를 가리는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4국까지만 진행한 후 ‘에이스 결정전’을 통해 승부를 가렸다면, 이번에는 1국부터 5국까지 모든 대국을 순차 진행하며, 먼저 3승을 거둔 팀이 나오면 즉시 경기를 종료한다. 즉 3-0으로 끝나면 4국과 5국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모든 판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다보니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시간’이다. 기존 제한시간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므로, 한국기원은 전 경기 ‘1분 10초 피셔’라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이점 중 하나는 바둑리그 모든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바둑리그는 3판이 동시에 시작한 상황에서 한국기원 바둑TV 중계가 특정 바둑에 편중되면서 모든 선수들의 경기를 골고루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중견 프로기사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시즌 한상조 선수가 9승3패, 다승 5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음에도 바둑TV 중계를 통해 만나기 어려웠다”면서 “새로 바뀐 바둑리그 방식은 그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수선발도 지난 시즌과 방식을 달리한다. 지난 시즌에는 감독이 드래프트를 통해 먼저 뽑을 수 있는 선수가 총 3명(1~3지명)이었는데, 올해는 4지명까지 4명을 미리 선발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시즌에는 후보 선수로 한국 선수의 기용을 허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정규 인원 5명을 제외한 후보 선수는 한국기원 소속이 아닌 외국 선수로 한정했다.
제한시간 축소부터 선수선발 방식의 변화, 바둑TV 생중계를 위한 경기 진행 등 역대급 변신을 예고한 바둑리그가 올해는 흥행에 성공해 한국 대표 바둑대회의 한 축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바둑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포스트시즌 결과를 통해 우승팀에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을 시상한다. 정규시즌 매 라운드 별로 승리 팀에 1400만원, 패배팀에 70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하고, 각 팀은 이를 자율 분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