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정식 가입 초청을 하는 것이 러시아 침공에서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19일 보도했다. 젤렌스키가 이전까지 청사진으로 갖고 있던 ‘승리 계획(Victory plan)’에 대해 설명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리는 외교적 방법을 강화하는 초청이 필요하다”면서 “푸틴이 고립되고, 다른 파트너들에 의해 외교에서 떠밀릴 때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종전 해법과 전후 협력·안보 구상을 담은 승리계획에도 나토 가입 초청이 핵심 요소로 포함돼 있다. 나토 규정상 ‘가입 초청’은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할 때 필요한 첫 번째 절차로, 32개 회원국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나토 회원국들 다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나토의 주축인 미국과 독일이 반대한다는 점이 변수다. 우크라이나의 가입으로 인해 러시아와 나토 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해 정식 가입 초청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 초청은 우리 국민들과 군인들의 사기를 높일 것”이라면서 “가입 초청은 나토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그들의 자녀들이 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토 가입 초청을 받지 않으면 사기는 떨어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젤렌스키는 “전쟁은 푸틴이 끝내야 할 것 같다고 느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오직 힘만을 이해한다”면서 “이는 종전이 러시아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 파트너들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달 펼쳐지는 미국 대선 결과가 우크라이나의 미래와 나토 가입 문제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대선 후에 우리에게 어떤 제안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지원이 계속될 수 있고,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다른 두 가지가 경우의 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추후 생각해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판하면서 당선되면 전쟁을 되도록 빨리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