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가격 비싸다는 말은 매번 나오는 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김장비용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기관마다 가격 관측 결과가 상이해 소비자들의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김장철 김장비용은 4인가족(20포기) 기준 20만6747원으로 평년대비 6.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김장 평년 가격은 22만457원으로 조사됐다.
aT는 18일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에서 김장재료 14개 품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조사 품목은 배추·무·고춧가루·마늘·양파·대파·쪽파·생강·갓·미나리·배·천일염·새우젓·멸치액젓 등 14개다.
반면 민간 기관에서는 올해 김장비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많게는 aT의 김장비용 조사결과보다 2배가량 높은 40만원대까지 나타났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15일 기준 4인가족 김장비용이 전통시장에서 33만1500원, 대형마트에서 39만9430원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각각 지난해 대비 10%, 9%씩 비싸졌다. 이는 특히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배춧값(20포기)은 전통시장에서 10만원으로 25% 올랐으며 대형마트에서는 11만5800원으로 약 21%, 올랐다. 한국물가정보의 조사 품목은 배추·무·총각무·대파·쪽파·고춧가루·깐마늘·생강·천일염·새우젓·멸치액젓 등 11개다.
이달 초 김장비용을 발표한 한국물가협회는 전국 17개 시·도의 전통시장 평균 김장재료 가격이 41만9130원으로 전년 대비 19.6% 상승했다고 공개했다. 대형마트는 50만원을 넘겼다. 대형마트의 평균 김장재료 가격은 52만1440원으로, 같은 기간 2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만원대부터 50만원대까지 조사결과가 나타나자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김혜련 씨(53)는 “여기저기서 배춧값 비싸다, 김장 가격 비싸다는 말은 많은데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의 할인지원 금액을 포함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나뉘는 것으로 분석된다. aT의 경우 조사결과에 정부의 할인지원 품목을 포함했지만 한국물가정보와 한국물가협회는 이를 포함하지 않았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3일 김장 채소 구입비용을 최대 40% 할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마늘 등의 필수적인 양념 재료는 정부가 직접 수매한 비축 물량을 대형마트에 직공급 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경감한다는 것이다.
조사품목 개수와 지역 등도 다르다는 설명이다. 올해 조사에서 aT는 14개, 한국물가정보는 11개, 한국물가협회는 15개 김장 품목을 평가했다.
aT 관계자는 “다른 조사기관에서는 정부의 할인 지원 금액을 조사에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조사 품목 개수나 조사 지역 등의 차이도 있어 가격 차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