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면 역풍”…비명계, 강성 당원 눈치 속 침묵

“움직이면 역풍”…비명계, 강성 당원 눈치 속 침묵

야권 잠룡들, 이재명 사법리스크 파장에도 조용한 이유
강성 최민희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응징한다”
우상호 “비명계 못 움직이면 분란”
25일 재판 결과 따라 행보 결정될 듯

기사승인 2024-11-20 06:00:0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에 참가해 발언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비명계(非이재명)계 대안주자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강성 당원들의 결집과 지도부의 강경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당내 여론이 이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뭉치면서 대안 주자들은 반발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민주당 최고위원들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제히 ‘정치판결’이라며 재판부를 향해 비판 메시지를 쏟아냈고, 민주당 원내지도부들은 19일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대여공세를 고삐를 쥐고 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적용된 기준을 김건희 여사에게 똑같이 적용하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성 의원들은 비명계의 틈새를 봉쇄하기 위해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16일 장외집회에서 “비명계가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이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그는 19일 발언이 지나쳤음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이 단결해 정치검찰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며 이 대표 체제에 대한 결속력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의원 및 당원들의 결집이 비명계 주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민주당 의원은 1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당내 분위기로는 대안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없다”며 “2심까지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그들의 전략일 것”이라고 했다. 

또 한 야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당의 90% 이상을 장악한 상황에서 비명계 주자들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라며 “지금은 조용히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또 당 안팎에서는 선거법 판결은 이재명 개인 언행에 대한 판결이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때의 언행이기 때문에 1심 선고를 두고 비명계가 움직이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상호 전 의원은 18일 CBS라디오에서 “우리 당의 대표이며 유력한 대선후보가 치명적인 형을 받았는데 이렇게되면 비명계 누그든 아무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입을 모아 사법부를 비판하고 재심을 준비해야지 헤집고 다니면 되겠느냐, 오히려 못 움직인다“고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선거법 판결은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 대표 리더십을 흔들려는 시도는 이 대표를 흔드는 게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부정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으로 누워서 침을 뱉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 대안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권 주자로서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계획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 외에 대안으로 거론되는 주자인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지사, 박용진 전 의원 등도 야권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뚜렷한 행보를 보이진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잠룡들이 오는 25일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결과와 공직선거법 2심 등 남은 재판의 전개 양상 등을 지켜보면서 정치 행로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5일 선고결과와 형량에 따라 이재명 대표 체제에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는만큼 이를 지켜보겠다는 셈법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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