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수층의 결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급락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내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트라우마를 공유한 보수층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대를 회복했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빠르게 좁아지는 추세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4일~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37.0%, 국민의힘은 36.3%로 나타났다. 양당 간 격차는 0.7%p에 불과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일~3일 진행한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5.2%로 나타났다. 계엄 직후 52.4%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민주당은 이후 3주 연속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국민의힘은 25.7%에서 34.4%로 상승했다. 양당 간 격차는 10.8%p로 줄였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뉴시스 의뢰로 에이스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9~3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40.4%, 국민의힘 35.7%로 양당 간 격차는 4.7%p로 좁아졌다. 이는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주차 조사에서의 11.7%p 격차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보수층 결집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로 보수 세력이 위기감을 느끼고 결집한 결과”라며 “당시에는 분열로 지지율이 급락했지만,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참여해 활성화된 것이고 그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실제로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2016년 9월 초만 해도 30% 중반을 유지하던 지지율은 10월 중순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며 20%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에는 10% 중반대로 추락했고, 지도부와 지지층 간 내부 분열이 심화되며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보수층은 이번 사태를 궤멸 위기로 보고 결집하고 있다”며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이재명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 보수층에서는 이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수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도 보수층 결집의 배경으로 꼽힌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의 활성화로 보수층이 더욱 단결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유튜브가 현재만큼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유튜브가 보수 여론 형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의 국무위원 탄핵 시도에 대한 피로감과 공수처의 무능에 대한 실망도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국민들은 공수처를 민주당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며 “공수처의 실망스러운 행보가 민주당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지지율 추세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여부에 따라 다시 변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 사법적 국면으로 전환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與 ‘내란죄 제외, 재의결’ 주장에…법조계 “이젠 헌재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것’을 두고 여당과 윤 대통령 측이 ‘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