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IPO 대어 ‘LG CNS’, 구주매출 논란에 “우려 상쇄할 수 있어”

올해 첫 IPO 대어 ‘LG CNS’, 구주매출 논란에 “우려 상쇄할 수 있어”

FI 참여한 맥쿼리, 6개월 뒤 LG CNS 지분 21.50% 매도 가능
“겸손한 공모가·배당성향 확배” 통한 투자심리 활성화 전략

기사승인 2025-01-09 17:28:57
현신균 LG CNS 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창희 기자

기업가치 6조원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대어 LG CNS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의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사측은 배당성향 강화 등을 통한 주주환원책 활성화 등으로 시장 우려를 해소할 방침이다.

LG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이자 디지털 전환(DX) 전문기업 LG CNS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로드맵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LG CNS는 지난해 12월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올해 2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돌입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937만7190주로 공모 후 상장예정주식수의 약 20%를 모집할 예정이다.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밴드 하단 기준 5만3700원에서 상단 6만19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원에서 최대 5조997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3개사다.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JP모건 4개사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이번 IPO 상장은 LG CNS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며 “저희의 성공적인 상장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구주매출 비중 ‘우려 요인’…“밸류보다 겸손한 몸값”

상장 과정에서 우려 요인은 존재한다. 바로 FI의 높은 구주매출 비중 때문이다. 구주매출은 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회사로 공모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IPO 흥행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평가된다. 

LG CNS의 이번 IPO를 통해 공모하는 주식 가운데 절반은 구주매출에 해당한다. 대부분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투자목적회사 크리스탈코리아를 통해 지주사인 LG그룹으로부터 LG CNS 보통주식 3051만9074주를 취득했다. 이는 현재 기준 발행주식총수의 35%에 달한다. 이후 양사 간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된 2020년 4월29일부터 5년이 지난 시점을 상장기한으로 설정했다.

상장기한이 목전에 다가온 시점에 IPO를 진행하는 점에서 맥쿼리자산운용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목적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간 보유한 지분 매도를 통해 또 다른 투자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 이후 크리스탈코리아의 LG CNS 지분율은 21.50%(2083만479주)다. 해당 지분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 후 자발적 의무보유확약이 종료된다. 이 시기에 차익실현을 위한 대규모 물량 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공모과정 이후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손실로 다가올 수 있다.

이에 대해 현 사장은 “맥쿼리자산운용이 사모펀드회사이기 때문에 이익을 위해 언제든 엑시트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의무보유확약 이후 물량 매도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 많은 물량을 시장에 한꺼번에 풀지 않고 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영향은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눈높이를 낮춘 공모가와 배당 확대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는 게 LG CNS 측 진단이다.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 공모가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밸류에이션보다 겸손한 몸값으로 책정해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보유한 현금보유량을 봐도 신주 비중을 높게 책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책에 관련해 말씀드리자면, 현재 형균 배당성향은 40% 수준으로 설정됐다”며 “상장 이후에는 재무상황을 검토하면서 배당성향을 더 높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 CNS는 국내 정치적 리스크 여파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참여 변수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현 사장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을 다녀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분들을 만났다. 모두 합치면 50곳 정도”라며 “(현 시국에 대해) 다들 우려하는 부분도 있고, 관련 질문도 나오긴 했지만 많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 본질에 대한 질문 비중이 높았다. 많은 분이 투자에 대한 의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현신균 LG CNS 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LG CNS

상장 통해 확보한 자금, ‘미래 성장동력 육성’ 집중 투자

LG CNS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6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확보한 자금은 DX기술 연구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DX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업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CFO는 “공모자금 중 기업 인수에 33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후보군의 적정성을 검토한 뒤, 오는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AI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또는 스마트 엔지니어링 사업 확장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LG CNS는 기업 인수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현 사장은 “전략적인 방향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가까운 시일 내 깜짝 뉴스가 나올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온라인 마켓 판매자를 위한 디지털마케팅 최적화 플랫폼 ‘LG 옵타펙스’ △전사적자원관리(ERP)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 ‘퍼펙트윈 ERP 에디션’ △인사관리, 마케팅·영업, 제조, R&D, 품질관리 등 핵심 비즈니스 영역의 글로벌 솔루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2) 형태로 제공하는 ‘싱글렉스(SINGLEX)’ 등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로지스틱스 분야에서도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낸다. LG CNS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공동 TF를 구성해 스마트시티 컨설팅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 신수도 건설 사업의 도시통합운영센터, 교통 인프라 구축 참여를 추진 중이다.

현 사장은 “올해 들어서 LG CNS의 상장이 첫 포문을 연다”며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외국인들의 반응이 올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을 통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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