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AI 투자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기존에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주로 활용되던 AI가 단백질 설계와 약물 활성 예측, 후보물질 최적화, 임상 성공 가능성 분석까지 담당하면서 연구개발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의 시간과 수조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하지만 수많은 후보물질 가운데 실제 허가를 받는 신약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개발 초기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아온 가운데 최근 이를 해결할 해법으로 AI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사례는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자체 AI 플랫폼 ‘HARP-pSAR’을 활용해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LA-UCN2)’을 설계하고 미국 임상 1상까지 진입시키며 AI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HARP-pSAR은 단백질 서열 변화에 따른 약물 활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후보물질 설계 방향을 제안하는 플랫폼이다. 한미약품은 이를 통해 적은 실험 데이터만으로 후보물질의 활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구축해 기존처럼 수많은 후보물질을 반복적으로 제작·검증하는 과정을 크게 줄였다. AI가 선별한 후보물질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다시 설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발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JW중외제약도 AI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보건복지부의 ‘구조기반 AI 신약개발지원’ 과제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자회사 C&C신약연구소와 함께 AI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연구에 착수했다.
핵심은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다. 제이웨이브는 기존 약물 탐색 플랫폼인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하고 AI 기능을 강화한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에 효과가 있는 후보물질을 찾는 것부터 후보물질을 신약 후보로 발전시키는 과정까지 신약개발 전 단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JW중외제약은 이를 통해 반복 실험을 줄이고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높여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부광약품은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고도화에 나섰다. 콘테라파마는 하반기 중 AI 기반 플랫폼 ‘제네바(GENEVA)’와 ‘스플라이스(Splice)AI’, 전달체 플랫폼 ‘리피드링크(LipidLink)’ 등 신규 플랫폼 3종을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후보물질 선정을 완료해 향후 파이프라인 확장 효율성을 높일 전략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를 활용해 신약개발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 AI 모델, 실험 인프라를 결집하는 국가 연구개발 과제인 ‘K-문샷 AI 신약 미션’을 추진할 예정이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약물 설계, 효능·독성 예측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에 AI를 적용해 오는 2035년까지 신약 발굴 단계 속도를 현재보다 10배 높인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AI가 후보물질 탐색을 넘어 신약 설계와 임상 개발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연구개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약사들의 자체 AI 플랫폼 구축과 정부 지원이 맞물리면서 AI 기반 신약개발 경쟁도 한층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AI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는 자체 AI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신약개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