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교부금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8일 국무조정실 주관 공개토론회에서 정부 측이 학령인구 감소와 세수 여건 변화를 반영한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라 교육계 입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근식 교육감은 정부 교부금 개편 논의가 교육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삿말을 통해 “지방교육재정 문제는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금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국가가 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지고 미래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교육재정은 현재 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감당하는 투자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부금 총액만으로 교육재정 여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건비와 학교 운영에 필요한 전출금을 제외하면 교육청이 실제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전체의 25% 정도”라며 “학생 수는 줄었지만 학교와 교사 수는 늘었고 특수교육과 다문화교육 등 새로운 교육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학교와 학급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 한 반에 76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15명이지만 교실 수는 그대로”라고 전했다. 이어 “1만 달러 시대 교육과 5만 달러 시대 교육은 달라야 한다”며 맞춤형 수업과 돌봄,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역량 교육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한국초등교장협의회 대변인도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냉난방비와 전기요금이 비례하게 줄지 않는다. 강당과 체육관, 급식실 역시 절반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교부금 축소는 결국 학급운영비와 체험활동비, 도서구입비처럼 학생에게 직접 쓰이는 예산 축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대변인은 오늘날 학교가 안전과 건강, 돌봄, 복지, 심리·정서 지원까지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정책본부장은 강원 철원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정원 감축으로 생명과학 과목을 개설하지 못하게 된 사례를 언급하며 “교육예산이 줄면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빨라지고 특수·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등 수급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지역 교육감들은 교부금 축소가 학교 안전과 지역 소멸을 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식 울산교육감은 교육청 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에 대해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는 아직도 드라이비트 철거와 내진보강, 노후시설 개선 등 예산 부족으로 미뤄지는 사업이 많다”며 “업체가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 역시 “예산이 줄면 결국 학교를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 소멸을 더욱 빠르게 하는 길”이라며 정부 균형발전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재익 전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미래대응기금을 만든다면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지 내용이 없고 교육세 개편 이야기까지 중구난방으로 나온다”며 “정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하니 어떤 개편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재정당국과 교육당국이 충분히 토론하고 합의했는데 지금은 그런 과정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학부모들은 공교육 재정 축소가 사교육비 증가와 교육비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학생 수는 8만 명 줄었지만 사교육비는 2조원 늘었다”며 “공교육이 담당하지 못하는 몫은 결국 학부모가 사비로 부담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정 축소는 절감이 아니라 부담 주체가 국가에서 가계로 바뀌는 것”이라며 현장체험학습비와 수학여행비, 방과후학교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