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8일 (6)
정부, 공장화재 종합대책 발표…19만동 전수조사·안전기준 강화·4조원대 투자 지원

정부, 공장화재 종합대책 발표…19만동 전수조사·안전기준 강화·4조원대 투자 지원

전국 공장·창고 19만여동 첫 범정부 실태조사…위험시설부터 단계별 점검
불연 외장재·지능형 감지기·스프링클러 의무 확대…화재 안전기준 대폭 강화
3조원 정책금융·1조2500억원 대출·2천억원 보조사업…기업 안전투자 지원

승인 2026-07-31 10: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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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이 전날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지난 19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이 전날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정부가 반복되는 대형 공장화재를 막기 위해 전국 공장·창고 19만여동을 대상으로 사상 첫 범정부 합동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화재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위험물 시설에는 불연 외장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을 확대하는 한편, 기업의 안전시설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해 3조원 규모 정책금융과 1조2500억원 규모 대출 프로그램, 2000억원 규모 보조사업 등 대규모 지원책도 마련한다.

정부는 3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공장화재 안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제조현장의 안전기준 미비와 안전투자 부족이 누적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동반한 공장화재가 반복됐다고 진단했다. 공장화재가 개별 기업의 생산 차질을 넘어 공급망과 제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산업 경쟁력 차원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전국 공장·창고에 대한 첫 범정부 합동 실태조사다. 정부는 연면적 500㎡ 이상 공장·창고와 위험물 보관시설 등 전국 19만여동을 대상으로 오는 9월부터 내년 말까지 단계별 조사를 실시한다. 올해 말까지는 위험물을 취급하는 초고위험·고위험 공장 약 4만동을 우선 조사하고, 내년에는 산업재해 위험 사업장과 일반 공장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조사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서, 노동청 등 관계기관은 물론 건축사와 소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도 참여한다. 불법 증축 여부와 샌드위치패널 사용 실태, 스프링클러·소화전 등 소방시설, 위험물 관리, 전기·화학 안전 등을 집중 점검하며 위법 사항은 즉시 시정 조치하고 조사 결과는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화재 안전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위험물 저장·처리시설에는 기존 준불연 외장재 대신 불연 외장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오작동을 줄인 지능형 화재감지기 설치도 의무화한다.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현재 ‘4층 이상 건물 중 해당 층 바닥면적 1000㎡ 이상‘에서 ’연면적 5000㎡ 이상 공장의 모든 층‘으로 확대된다. 일부 업종에만 적용되는 내화구조 기준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위험물시설 전문점검업 도입도 추진한다. 다만 강화된 건축·소방 기준은 신규 건축물부터 적용된다.

기업의 안전시설 투자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2027년부터 5년간 총 2000억원 규모의 화재·폭발 예방 보조사업을 신설해 AI 화재감지기와 전기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피난유도설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지원한다. 기업당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또 같은 기간 총 1조2500억원 규모의 ‘화재제로·안전투자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중소기업에는 장기·저리 융자를, 중견기업에는 시중은행 대출 금리를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산업은행 1조5000억원, 기업은행 1조원, 신용보증기금 5000억원 등 총 3조원 규모 정책금융도 공급한다.

이와 함께 AI 기반 위험 조기경보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화재 통합관제 기술 개발, 자동확산소화기 보급 등 연구개발과 기술 지원도 확대한다. 화재안전 설비를 갖춘 공장에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늘리고, 대기업이 협력사의 화재 예방 설비 개선을 지원할 경우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후 관리와 처벌도 강화된다. 정부는 건축물 사용 승인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방자치단체가 위법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사후검사 제도를 도입하고, 현재 재량사항인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불법건축물에 대해서는 건축주뿐 아니라 설계·시공업체와 미등록 사업자까지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는 9월부터는 안전신문고를 통한 공장화재 예방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우수 신고자 포상금은 현행 건당 20만~10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으로 확대하고, 내부 공익신고를 통해 과징금이나 벌금 등이 부과·환수된 경우에는 해당 금액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다만 대규모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6~7월 시범조사에서 약 100여동을 점검한 데 이어 이를 토대로 조사 체계를 보완하고 있으며, 조사 인력과 방식 등을 정교하게 설계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사 대상이 상당히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 유형별 조사 소요 시간 등을 분석해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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