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인권 강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정청래·김용민·최민희·이성윤·한민수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학계, 법조계, 경찰 등 각계 전문가가 발제자로 나섰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일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반대해 전날부터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며 표결에도 불참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검사는 직접 사건을 수사할 수 없게 됐다. 다만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1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수사 기간은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검사의 수사권은 오는 10월2일로 전면 폐지된다. 그러나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에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수사기관 간 권한 조정 과정에서 부실수사나 사건 처리 지연, 책임 공백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 권리 구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범죄 피해자 정보 소외·2차 피해 개선돼야
특히 수사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의 정보 소외와 절차 지연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도희 경상대 법대 교수는 사법개혁이 피해자 중심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피해자가 진행 상황과 결과 등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받아야 한다”며 “정보 접근권이 보장돼야 피해자가 적절한 후속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신원 노출 등으로 인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수사 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사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피해자 인권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수사기관 다변화에 따른 신고 창구 단일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사기관이 중대범죄수사청,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범죄군별에 따라 달라지면 일반 국민은 어느 기관에 신고해야 할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 피해자가 최초로 접하는 경찰이 단일 창구 역할을 맡아 사건을 배분하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찰 수사심의위원인 박지영 변호사는 “고액 경제사건 등에 대한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이려면 행정 인력 보강이 필수적”이라며 “경찰 수사가 공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피드백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찰과 경찰이 적대적 관계가 아닌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엄정연 마포경찰서 피해자보호 전담 경찰관은 “마포경찰서는 지자체로부터 피해자 지원 예산 50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 5월에 이미 소진됐다”며 피해자 지원 예산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가가 경찰에 피해자 보호 책임을 요구하려면 그에 걸맞은 인력과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며 “이목을 끄는 사건에만 반짝 대응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피해자 보호가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개혁 추진을 이끈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책은 비판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서 피해자 보호에 미진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이를 보강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정민 기자 yu@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