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아직까지 꽃샘추위가 남아있음에도 의류매장 쇼윈도의 옷들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사람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두꺼운 옷에 묻혀있던 살들과의 전쟁을 위해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포에 사는 강윤호(46)씨도 튀어나온 배를 넣을 수 있을까 싶어 바쁜 시간을 쪼개 집 앞에 있는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운동 첫 날, 예상외로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라 러닝머신 위에서 열심히 뛰었지만 운동을 지도하는 트레이너는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며 강씨를 말렸다.
◇3월, 온화한 날씨에 갑자기 운동량 느는 시기 ‘조심’= 새싹이 올라오고 꽃이 피는 3월은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밖으로 나와 봄 내음을 느끼고 싶은 시기다. 여행사의 국내여행 패키지가 늘어남과 동시에 등산을 하는 사람도 증가한다. 또한 다가오는 여름, 노출을 위한 준비로 헬스장이나 다이어트를 돕는 기관도 슬슬 성수기를 준비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신체 활동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관절 등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근육 없는 상태서 관절 부상은 치명적= 우리 몸에서 뼈끼리 맞닿아 있는 부분을 보면 ‘연골’이라는 물렁물렁한 물질이 뼈 끝을 감싸고 있다. 또 주변에는 힘줄과 인대들이 이를 보호하고 있는데 이 조직을 통틀어 ‘관절’이라 한다. 만약 관절 주변에 근육이 형성돼 있다면 외부의 충격을 받더라도 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주변의 근육으로 힘이 분산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근육이 없는 상태에서 관절이 유연하게 풀어지기 전 갑자기 움직이면 부상당하기도 쉽고 이 충격으로 인해 애꿎은 관절만 약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안 쓰면 퇴화하듯 자극 없으면 근육·관절 약해져= 그렇다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관절에 더욱 좋지 않다. 사람의 외형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사랑니가 나지 않거나 꼬리뼈가 퇴화하는 등의 눈에 띄는 변화가 몇 백만 년이라는 아주 긴 기간에 걸쳐 바뀐 것 같지만 몇 십 년의 짧은 기간 동안에도 사람의 외모는 변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평균 키가 점점 커지는 것도 큰 키가 유리한 환경에 적응해 몸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 또한 마찬가지다. 관절을 계속 쓰고 단련시켜야 발달하지 운동을 하지 않으면 뼈도 덜 움직이게 되고 뼈와 접해있는 연골도 빨리 퇴화돼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든 나이가 젊은 사람이든 평소에 관절을 꾸준하게 움직이며 주변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 관절 건강을 위한 최선책이다.
김동원 튼튼마디한의원 원장(마포점)은 “이 시기 많은 환자 분들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겨우내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활동량이 늘면서 무리한 관절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며 “퇴행성관절염의 근본적인 예방은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만약 무리한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관절 통증이 나타난다면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많이 시작된 것”이라며 “이때는 연골한약으로 약해진 관절을 보강하고 주변 근육을 튼튼히 하는 전문 치료를 통해 관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