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7년만의 남북 당국간 고위급 회담이 하루를 앞두고 난항에 빠졌다. 남북은 11일 판문점에서 당국간회담의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으나, 북측이 우리의 수석대표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12일 서울에서 열기로 했던 당국간 회담이 무산됐다. 날짜를 옮겨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은 지금이라도 남북간 회담에 나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북한측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삼으면서 북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정부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북한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대표로 하는 명단을 교환했으나, 북한이 우리 수석대표급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장관급이 나오지 않으면 북측 대표단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주 남북간 실무접촉에서 우리가 먼저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생각하고 있으니 북측에서도 상응하는 수석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분명히 요구했다고 전했다. 과거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은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을 내각 책임참사 직함으로 수석대표로 보낸 바 있다. 이날 북한이 제시한 강지영 서기국 국장은 장관급회담에 나선 적이 없다. 남측은 사전에 통일부 장관에 격이 맞는 상대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는 이같은 명단으로라도 회담을 개최할 것을 희망했으나 북측에서 오히려 “통일부 장관이 나오지 않은 것은 당국회담 실무접촉 합의를 왜곡한 것으로 엄중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의 주장은 과거 자신들이 유럽연합과 회담할 때에나 우리의 상식과 국제 기준에 따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