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회장 박천욱, 한림의대)가 피부과 의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한국형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간다. 이를 계기로 아토피피부염 치료 효과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진다.
이번에 나온 가이드라인은 2006년 8월 대한피부과학회지에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래, 체계적 문헌고찰과 논문 검토를 거쳐 9년 만에 업데이트된 것이다.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가장 최신의 근거가 모두 반영돼 있다.
제작을 위해 학회는 피부과 전문의 12명의 실무위원을 위촉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지침에서는 근거중심의 진료지침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SIGN(Scottish Inntercollegiate Guidelines Network) 방식을 이용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최근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주요 쟁점들인 목욕지침, 회피요법, 심리적 악화 인자의 조절, 환자 교육, 보습제 등 생활습관 교정부터 국소스테로이드, 국소칼시뉴린억제제, 항히스타민제, 항균치료, 전신치료-스테로이드, 싸이클로스포린, 아자티오프린, 메토트렉세이트, 미코페놀레이트, 인터페론 감마, 알리트레티노인, 면역치료, 바이오제제에 대해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특히 근거가 다소 약해 논란이 제기됐던 프로바이오틱, 필수지방산, 생약, 침술, 비타민 D 등에 대해서도 최신의 정보를 수록함에 따라 진료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전문가 동의점수 적용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 동의 점수도 적용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54명의 평의원에 두 차례의 설문조사와 한 차례의 전자투표를 거쳐 각 문항에 대해 1점부터 9점 사이의 점수를 매기도록 했고 이 중 7점 이상인 경우 매우 동의함으로 간주해 동의율도 적시해놨다.
이러한 부분은 기존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용으로, 다수 전문의가 사용하고 있는 치료법에 대한 견해를 넣어 임상 경험이 적은 의사라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중심의 권고안이라는 점을 대변하는 부분이다.
◇증상별 알고리듬 제시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증상에 따라 알고리듬도 제시해 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증상이 악화되더라도 중등증 이상으로 진행되지 않는 반면, 중등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증상이 악화되면 중증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처음 중증의 상태로 내원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잦은 재발을 보이며 중등증 단계에 머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해 가이드라인에서는 경증과 중등증/중증의 두 군으로 나눠 치료 가이드라인의 알고리듬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알고리듬에서는 경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피부 병변이 발생할 경우 국소스테로이드 및 국소칼시뉴린억제제 등의 국소 항염치료를 하도록 했고, 이어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등증 및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에는 경증에서 사용하고 있는 항스테로이드제제 및 항히스타민제 복용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제제 등의 전신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권고는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른 것으로 환자 개인의 상황에 맞춰 단계적 치료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또 중등증 및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급성악화기에는 필요에 따라 습포치료와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병변이 소실된 후에는 경증과 중등증 및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모두 잦은 재발을 보이는 부위에 국소스테로이드나 국소칼시뉴린억제제를 주 2~3회 도포하라고 권고하면서, 유지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유지치료에는 우울증 및 대인관계에 심각한 스트레스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신적 지지요법도 포함시켰다.
그외 달맞이꽃종자유,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D 등의 보조치료는 상대적으로 근거가 미약하지만 맞춤형 치료차원에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요약하면 2015년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알고리듬 개념을 도입해 기본치료, 적극적 치료, 유지치료, 보조치료의 개념적 접근을 가미,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며 기존에 해왔던 치료들을 각 요법으로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 위원장인 가천의대 노주영 교수는 ""기존의 각 학회 혹은 전문가 단체 단위로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이 확립돼 있었지만 우리나라 의료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은 아니었다""면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치료 효과의 근거 수준 및 추천강도, 전문가의 동의점수평균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실용적인 지침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그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일선에서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 뿐만 아니라, 환자, 환자 가족, 보건의료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나아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대한 인식 수준을 향상시켜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와 삶의 질 개선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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