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③] 블랙컨슈머로 업무 마비, 해결책 없는 中企

[기획시리즈③] 블랙컨슈머로 업무 마비, 해결책 없는 中企

기사승인 2015-05-20 16:17:55

"블랙컨슈머란 블랙(Black)과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신조어이다.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블랙컨슈머는 ▲반품 환불을 넘어 보상금을 원하는 경우 ▲고의적으로 상품에 하자를 입혀 민원을 제기하는 유형 ▲기업 이미지를 깎아내리려고 악성 루머를 퍼트리는 행동을 일삼는다. 또 소비자 관련 기관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83%가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요청을 경험한 적이 있다. 블랙컨슈머 폐해는 사업자의 서비스비용을 늘려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쿠키뉴스는 총 7회 차에 걸쳐 각 산업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는 블랙컨슈머의 사례를 살펴보고 대책을 강구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돈 줄래 욕먹을래” 외식업계 블랙컨슈머
② “무조건 바꿔줘”… 자동차업계, 신차 교체 요구
③ 블랙컨슈머로 업무 마비, 해결책 없는 中企
④ 유통업계, 블랙컨슈머 스스로 막는다
⑤ “음료수에서 플라스틱?” 식음료업계 알고 보면
⑥ “피부 트러블로 출근 못했다” 화장품업체에 보상 요구

⑦ 모델은 예쁜데 난 왜 안 맞아 ‘바꿔줘’ 패션업계

[쿠키뉴스=이훈 기자] 최근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활동하는 블랙컨슈머가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과 달리 체계적으로 대응할 전문 법률팀이나 자문 변호사가 없어 블랙컨슈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A씨는 B중소기업 제품 사용 중 어깨를 다치는 불상사를 겪었다. B중소기업은 A씨에게 병원비는 물론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손해 보험사에서 책정한 위로금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A씨는 공중파 관계자와 친하다고 협박하며 회사가 제시한 위로금의 10배 이상을 요구했다.

B중소기업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직원이 동원돼 업무마비가 왔다”며 “기존 고객보다 위로금을 더 주고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다른 기업에서도 똑같은 사례가 있었다”며 “특히 1인 미디어로 자신을 지칭하고 업체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기업의 경우 홈쇼핑에서 구매한 후 제품교환 기간이 끝났음에도 제품 교체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C기업 관계자는 “교환 기간이 끝나 A/S를 요청했지만 고객센터에 전화해 계속 새 제품 요구를 주장했다”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제품을 교체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지와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블랙컨슈머의 요구에 쉽게 보상해 줄 수밖에 없다. 기업 규모가 작아 블랙컨슈머 전담 인력을 두기도 어렵고 대부분 돈이 들지 않는 입소문 마케팅에 의존하다 보니 부정적인 인터넷 게시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 하나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여개 중소기업 중 84%가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요구와 악성 이의제기에 따른 대응방안에 대해서 ‘그대로 수용한다’는 답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상습적 블랙컨슈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하고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기업A/S센터를 만들어 소비자 불만 사항을 처리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할 수 없는 불만사항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만들어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고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은 물론 소비자도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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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hoon@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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