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황정민이 또 통했다. 입김 나오는 추운 겨울에도 수많은 관객들이 눈보라 몰아치는 산악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몰려들었다. 황정민의 힘이다.
본보 7일자 리뷰 기사(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arcid=0010139829&code=41181111&cp=du)를 보면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는 매끈하게 잘 빠진 영화는 결코 아니다”면서도 “황정민이 쌍천만 배우로 등극한 것을 생각하면 ‘히말라야’의 흥행은 약속된 것처럼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예측은 적중했다. 지난 16일 개봉한 ‘히말라야’는 13일 만에 440만 명(29일 기준,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모으며 경쟁작 ‘스타워즈 7’과 ‘대호’를 꺾고 흥행에 성공했다. 14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 추세와 비슷한 속도다.
앞선 리뷰에서 지적했듯 ‘히말라야’는 ‘매끈하게 잘 빠진 영화’가 아니다. 이미 실화로 알려진 예상 가능한 이야기가 예상대로 전개될 뿐 아니라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도 곳곳에 있다. 무엇보다 과한 음악과 대사로 감동을 쥐어짜는 한국형 신파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럼에도 ‘히말라야’가 관객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건 그만한 장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는 산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히말라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엄홍길(황정민)이 박무택(정우)과 칸첸중가에 오르며 우정을 나누는 부분이 전반부라면 박무택의 시신을 회수하러 가는 휴먼 원정대의 등정이 후반부에 해당한다. 전반부가 산의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을 겪는 전통적인 산악영화의 문법을 따랐다면 후반부는 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람들의 드라마다. 험난한 산세가 눈에 띄었던 전반부를 지나 다시 산에 오르는 후반부에 이르면 산이 아닌 사람이 보인다.
‘히말라야’에 등장하는 등반 대원들이 산에 오르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대부분의 ‘산쟁이’들이 그렇듯, 홍길을 비롯한 대원들은 ‘산이 거기 있어서’라는 이유 하나로 목숨을 걸고 산에 오른다. 무택의 처 수영(정유미)으로 대표되는 일반 사람들은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원들에게 산을 올라야 할 이유가 주어지자 그들은 고민에 빠진다. 홍길이 에베레스트에서 조난당한 무택의 시신을 찾기 위해 원정대를 꾸리려고 하자 대원들은 모두 거절의 뜻을 전한다. 실제로 엄홍길이 겪었을 어려움이 담긴 장면들은 그들이 산을 오르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어렵게 에베레스트에 도착한 홍길에게 위기가 또 한 번 찾아온다. 후배 대원 전배수는 홍길에게 “무택이만 동생이냐”고 소리친다. 그 말은 산을 올라야 하는 홍길의 사명감을 약해지게 만든다. 이미 목숨을 걸었다 사망한 대원과 이제부터 목숨을 걸어야 하는 대원들 사이에서 홍길은 갈팡질팡 헤맨다. 히말라야에서만 가능한 고민이다.
앞선 리뷰에서 말했듯 황정민을 비롯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빨간 얼굴을 드러낸 채 쉰 목소리로 대원들에게 지시하는 황정민의 연기를 감상하다 보면, 왜 관객들이 그를 믿고 영화관을 찾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의외로 비중이 큰 김인권과 정유미의 존재감도 인상적이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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