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부 김 모씨는 생후 14개월 된 아들이 갑자기 열이 나고 음식을 거부하며 보채자,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수족구병’이 떠올랐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에게 마음껏 걷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집 근처 공원과 놀이터를 자주 찾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아이의 증상이 수족구병이 아닌 ‘구내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 장마철이 되면 기승을 부리는 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런데 여름철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은 수족구병뿐만이 아니다. 열이 나고 입 안 점막에 수포가 생기는 등 수족구병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구내염도 여름철 발병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로,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름철 영유아에게 많이 발병해
구내염은 구강에 발생하는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콕사키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에 감염돼 발생한다. 또한 비타민 B2와 비타민 C가 부족한 경우나 철분 결핍으로 인한 영양장애, 신체의 피로, 스트레스, 전신질환, 면역장애와 위장장애, 구강내 위생, 충치, 외상 불량 등이 발병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사계절 중 여름철(6~8월)에 구내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가장 많다. 여름철은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구내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특히 연령별로는 0~9세까지 영유아 발생 비율이 18%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구내염 증상으로는 발열과 같은 동반 증상이 있으며 혀와 잇몸, 입술과 볼 안쪽에 물집이 발생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밥을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음식을 거부하거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면 구내염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허영준 다인치과병원장은 “구내염이 생기면 음식을 먹을 때 입안이 따갑고 뜨거운 느낌이 들 수 있다”며 “심한 경우에는 음식을 씹기가 힘들어지고 빨간 반점과 깊은 궤양이 생겨 심한 통증, 연하장애, 언어장애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방하려면 평소 위생 관리 철저히
아이가 구내염에 걸렸을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입 안에 발생한 물집을 터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열이 계속 나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물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구내염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세균감염에 의해 발병하므로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등 면역력 강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평소 아이가 물거나 만질 수 있는 육아용품을 소독하고, 음식 섭취 후에는 음식물이 입안에 남아있지 않도록 하고 거즈나 구강티슈를 사용해 마사지하듯 닦아주는 등 위생관리도 중요하다.
구내염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자주 발병되지만 일반 성인들도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구내염은 보통 1~2주면 자연스럽게 낫는 것이 일반적이나, 염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괴롭다면 치과를 방문해 구강 점막에 특수 화학물질을 발라 통증을 줄여주는 증상 완화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허 원장은 “구내염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비타민과 엽산, 철분, 아연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과일, 육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모든 구강질환을 예방 및 해소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양치질이 기본이므로 꼼꼼한 양치질을 통해 입안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